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가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가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국내에도 숨겨진 관광지가 많이 있거든요. 여행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 플랫폼이 될 겁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사진)는 20일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전 세계의 '로컬 트래블' 상품이 여행 산업의 주역이 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웰키아이앤씨는 지역 여행 상품 전문 오픈마켓인 '모디'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모디는 지역 여행 상품 공급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개인이나 사업자가 관광 상품을 등록하면 이용자는 앱 안에서 이를 고른 뒤 예약·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등록 대상이 되는 여행 상품은 단순 관광지 방문 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맛집 탐방, 집 앞 산책 등으로 다양한 게 특징이다. 현재 500여 개 상품이 등록돼 있는데, 당근마켓처럼 지역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모디의 경쟁력으로 여행 상품 공급자가 겪었던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했다는 점을 꼽았다. 모디에선 상품 예약과 결제 뿐만 아니라 홍보나 정산 등의 업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앱 내 채팅 기능을 통한 고객 상담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는 "공공 채널을 이용하면 홍보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이것이 판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포털 등 민간 채널을 이용하자니 광고비 경쟁 때문에 영세 업체가 살아남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디가 탄생한 건 김 대표의 끊임없는 고민 덕분이었다. 외국계 정보기술(IT)회사에 다니던 그는 과거 국내외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짬을 내 지역 곳곳의 명소를 다녀보곤 했다. 다만 '진짜' 숨겨진 곳은 찾아다니기가 어려웠다.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여행사나 블로그 글 뿐이었다. 알려지지 않은 맛집과 명소가 많았지만, 현지 인맥이 없는 한 그런 곳을 발굴해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어느 날 이란에 갔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모르는 현지인을 통해 차를 얻어 타고 1박2일 동안 실크로드의 곳곳을 다닌 적이 있다"며 "이런 특별한 경험을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가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가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그는 한국에도 이런 숨겨진 명소가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경기도 안성에 있는 풍산개마을엔 캠핑 공간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대여 프로그램 '캠핑크닉'이 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디 플랫폼에 입점한 뒤 홍보를 통해 예약 건수가 30% 이상 늘어났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그는 "서초동에 사는 나조차도 집 앞의 산책 코스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며 "누구나 관광 상품을 만들고 홍보할 수 있다는 게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모디는 입점 사업자에게 카드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자선단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웰키아이앤씨는 모디 외에도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나 앱 개발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사업모델이 있다"고 답했다.

수익성을 갖춘 덕분에 회사는 우선 모디를 통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게 목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트래블' 전문 오픈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관광 상품이 있다면 모디에 가입해 이를 널리 알리고 판매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 주변 모든 환경이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