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자산 1조원 이상 345개사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분석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60.7% 그쳐
"상장사 5곳 중 3곳, 지배구조 핵심지표 무시…주주 배려 미흡"
자산 1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5곳 중 3곳은 주주총회 4주 전까지 소집공고나 집중투표제 실시, 배당정책 통지 등의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345개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핵심 지표 15개 준수율이 60.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제출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에서 1조원 이상으로 확대돼 분석 대상 법인이 215곳에서 345곳으로 늘어났다.

이미 보고서 제출 의무를 이행해온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들의 준수율은 작년 63.5%에서 올해 66.7%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부터 신규로 보고서를 제출하는 자산 1조∼2조원 기업의 준수율이 49.6%에 그쳐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핵심 지표 중 ▲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실시(26.8%) ▲ 배당정책과 실시계획 연 1회 주주 통지(46.5%) ▲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 마련(34.5%) ▲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22.1%) ▲ 집중투표제 채택(3.7%) ▲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지원 조직) 설치(52.2%) 등 6개 지표 준수율은 60%를 밑돌아 여타 지표보다 낮았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주총 소집공고 시기는 평균 주총 22일 전으로, 권고기준인 4주에 크게 못 미치고 상법상 의무(2주)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었다.

거래소는 "주총 안건 내용을 4주라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주주에게 알려주는 주주 배려는 아직 미흡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주요 할인(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인 배당과 관련해서도 투명한 배당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당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공시한 기업(46.5%) 중에서도 구체적인 지표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 사례는 26.1%에 불과했다.

거래소는 "배당정책 마련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주요 디스카운트 요소로 적극적인 개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중투표제 준수율이 가장 낮은 점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상장기업의 폐쇄적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사회 내 여성 이사 선임 비율은 매년 높아져 올해 처음 50%를 넘어 50.5%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평가를 하는 기업은 29.4%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었다.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기업의 비중은 76.3%로 100%인 세계 표준을 고려할 때 개선이 필요하다고 거래소는 지적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26개사에 정정공시를 요구하고 100개사에는 준수요청서를 발송했다.

거래소는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새로운 요구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상장사 5곳 중 3곳, 지배구조 핵심지표 무시…주주 배려 미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