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줄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운송거부)에 따른 컨테이너 운송 차질과 한국의 수출 경쟁력 약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1~10일 수출(통관 기준 잠정치)은 154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1~10일 기준으로 2020년 10월(28.8% 감소) 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27.6%에 달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 1위 품목이다. 철강제품(-37.1%), 자동차부품(-23.2%), 무선통신기기(-46.6%) 등의 수출액도 큰 폭으로 줄었다. 국가별로는 상위 10개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34.3% 줄었다. 중국은 한국의 수출 1위 국가다.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와 반도체 자급 정책 등이 대중 수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베트남(-23.7%)과 일본(-22.7%), 대만(-25.7%), 홍콩(-45.5%) 등에 대한 수출도 부진했다.

1~10일 수입은 203억4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원유(24.7%)와 가스(34.1%) 등의 수입이 늘었고, 반도체(-15.7%)와 석유제품(-11.2%) 등의 수입은 줄었다. 무역수지는 49억2300만달러 적자였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부터 9월만 빼고 내리 적자를 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5억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474억6400만달러로 늘었다. 1996년 기록한 종전 사상 최대 무역적자(206억2400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올해 최종 누적 적자는 5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간 무역적자를 낸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후 없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