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금을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한 마무리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급여와 지출 수준이 비슷하더라도 신용카드 사용, 배우자 명의 지출 등 구체적인 소비 전략에 따라 환급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말정산에서 꼭 챙겨봐야 할 항목 중 하나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는 연말정산 때 연간 신용카드 등 이용액의 일부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해주는 것을 뜻한다. 연간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는 25% 초과분의 15%를, 체크카드는 30%를 공제한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뿐 아니라 백화점 카드, 기명식 선불카드 등도 포함된다. 현금으로 결제했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았다면 똑같이 카드 사용액으로 인정받는다.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 등 문화비 공제율은 30%다. 다만 문화비 소득공제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하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전통시장 결제금액은 공제율 40%를 적용한다. 대중교통 사용금액은 올 하반기분에 한해 공제율이 80%로 확대된다. 고속버스와 KTX 요금은 공제 대상이지만 택시 및 항공요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소득공제 한도 체계는 어떨까. 총급여 7000만원 이하라면 공제 한도는 330만원과 총급여의 20% 중 적은 금액을 적용한다. 7000만원 초과 1억2000만원 이하는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자는 200만원이다.

총급여 7000만원인 A씨가 올해 신용카드로 2500만원을 결제했다면 소득공제 금액은 다음과 같이 산출된다. 연간 사용액(2500만원)에서 총급여(7000만원)의 25%인 1750만원을 제외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15%)을 곱한다. 그 결과 A씨의 공제액은 112만5000원으로 계산된다.

공제율 차이를 감안하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연말정산에 유리하지만 연간 카드 사용액이 최저 사용금액(연봉의 25%)보다 적다면 의미가 없다. 연봉의 25%까지는 상대적으로 실적을 채우기 쉽고 각종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그 이후부터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를 쓰는 전략이 낫다.

맞벌이 부부라면 부양가족의 카드 사용액을 누가 공제받는지에 따라 세금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 부양가족은 연간 종합소득이 100만원을 넘지 않는 만 20세 이하 자녀나 만 60세 이상의 부모를 말한다. 공제액은 부양가족 한 명당 최대 150만원까지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연봉이 적은 배우자가 몰아서 받는 것이 좋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