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그리더 소노바그룹 컨슈머 히어링 사업부 부회장/소노바 제공
마틴 그리더 소노바그룹 컨슈머 히어링 사업부 부회장/소노바 제공
“시간이 지날수록 청각 보호 기술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질 것입니다.”
마틴 그리더 소노바그룹 부회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인구 고령화와 이어폰처럼 귀에 꽂는 ‘히어러블(Hearable)’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청각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소노바는 주력 제품인 보청기로 전 세계 청각기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탈 청각 솔루션 업체다.

소노바는 지난해 5월 독일 젠하이저에서 헤드폰과 이어폰, 마이크 등 음향 기기를 담당하는 컨슈머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젠하이저는 한국에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가 착용한 헤드폰 제조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더 부회장은 젠하이저의 합류로 새롭게 재편된 소노바의 컨슈머 히어링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소노바가 젠하이저 컨슈머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배경은 무선이어폰과 헤드폰으로 대표되는 히어러블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리더 부회장은“젠하이저는 오디오·사운드 분야에서, 소노바는 말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알고리즘 등 청각 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양사의 전문성을 하나의 음향 기기로 집약하기 위한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젠하이저 헤드폰을 쓰고 있는 모습. ENA 캡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젠하이저 헤드폰을 쓰고 있는 모습. ENA 캡쳐
소노바는 보청기를 비롯한 청각 솔루션 사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접목한 신개념 히어러블 기기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현재 히어러블과 보청기간의 경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으로 소리를 증폭할 수 있는 기능 등이 히어러블 기기에 탑재되면서, 청각 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증 환자에게 히어러블 기기가 보청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애플과 구글 등도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더 부회장은 “보청기 시장은 고령화 추세가 가팔라지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매년 5~7%가량 순증하고 있는 만큼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소노바는 뛰어난 사운드 기능을 갖추면서도 청각을 저하하지 않는 헤드폰과 외부 소음이 시끄러워도 상대방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리는 헤드폰 등 다양한 프리미엄 기능을 탑재한 히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노바는 내년을 기점으로 한국시장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그리더 부회장은 “한국 시장에서 지난 3년간 젠하이저의 컨슈머 오디오 사업은 3배가량 성장했다”며“내년부터는 한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다양한 청각 보호 기기, TV 사운드바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이슨이 무선 청소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신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소노바도 한국에서 청각 보호 솔루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