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전 거리응원…"골만 들어가면 추위도 날아갈 것"
[월드컵] 입김 호호 불며 '대∼한민국'…8천명 광화문 집결
"우리나라는 항상 3차전에 강했잖아요.

한국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겁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을 응원하는 '붉은악마'들이 2일 밤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대형 스크린 앞으로 모여들었다.

한밤에 경기가 열리는 데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은데도 약 8천명이 운집해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한파 속 응원전을 이어나갔다.

주 무대 앞자리가 금세 가득 차면서 도로를 터 응원 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최승우(25)씨는 "누가 16강 가기 어렵다고 하나.

저는 꼭 올라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최씨의 친구 배기훈(25)씨도 "16강에 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장구쳤다.

아내와 함께 온 자영업자 김용권(41)씨는 "우리가 1-0이나 2-0으로 이기고, 가나와 우루과이는 0-0으로 비길 거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16강에 꼭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국적의 크리스티나 로메로(20)씨는 "한국이 3-0으로 이기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응원하러 나왔다"면서 "특히 손흥민을 좋아한다.

부상을 안고 뛰는 게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딸과 함께 온 김희숙(58)씨는 "우리나라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날"이라면서 "가나는 나가! 우리가 꼭 16강 가자!"고 큰소리로 외쳤다.

[월드컵] 입김 호호 불며 '대∼한민국'…8천명 광화문 집결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는 0시에 가까워지자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져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다.

그러나 사전 공연이 펼쳐지고 여기저기서 응원 구호를 외치자 광화문 광장은 순식간에 열기로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모자·담요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충남 공주에서 왔다는 신현영(19)씨는 "골만 들어가면 추위도 다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친구 김다현 씨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겨울에 하는 월드컵 같은데 그다지 춥지 않다"며 웃었다.

인천 영종도에서 퇴근 후 광화문으로 달려왔다는 윤신이(22)씨는 "날이 추워 양쪽 주머니에 핫팩을 넣고 옷도 최대한 껴입고 단단히 준비했다"며 "꼭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추워도 꼭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는 텐트 4개 동을 연결한 '한파 쉼터'가 마련됐다.

난로 옆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잠시나마 추위를 녹이며 킥오프를 기다렸다.

곳곳에 배치된 구급대원 64명도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 소방 관계자는 "1·2차전과 달리 새벽에 경기가 열려 체온 저하 등 응급 상황에 특히 신경 써서 대비하고 있다"며 "위급한 시민이 생기면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구급차를 대기해뒀다"고 말했다.

[월드컵] 입김 호호 불며 '대∼한민국'…8천명 광화문 집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