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죽어가고 있어요" 절규…중국인들 분노 터졌다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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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91
"공산당 타도" 목소리까지…
들끓는 中 대학생들 SNS
"공산당 타도" 목소리까지…
들끓는 中 대학생들 SNS
지난달 24일 오후 7시49분께 이 여성이 거주하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15층 한 가정 침실 콘센트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건물 고층까지 번졌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건물 바깥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불이 크게 번지자 딸을 데리고 뛰쳐나와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약 3시간 뒤인 오후 10시35분께 불은 진화됐지만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탈출구 문 잠겼다" 주장 나와…3살 아기도 사망
일부 네티즌들은 당국의 사망자 은폐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실제 사망자 수가 20명에 달하는데 당국이 10명으로 줄여 발표했다는 주장입니다. 네티즌들은 "3살짜리 아기가 코로나19 속에 태어나 코로나19로 사망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100일이 넘는 우루무치의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인명피해가 컸을 것이란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당국은 "아파트 입구에 세워둔 차들로 인해 소방차가 화재 장소에 진입하기 어려웠다"며 봉쇄 때문이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20명 사망설'을 제기한 네티즌 역시 체포됐습니다.
"공산당 타도" "눈 뜨고 세계를 봐라" "체포 안 두렵다"
중국에서 이러한 대규모 시위는 1949년 현재의 '신중국 성립' 이후 최대 시위로 평가되는 1989년 톈안먼(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등 전국 50여곳의 대학생으 비롯해 성난 시민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습니다.
이들 학생은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봉쇄는 그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그만하라" 같은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위를 목격한 칭화대 학생은 "우리들이 하고 싶지만, 두려워서 감히 못한 일들을 당신들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우리들은 당신들을 영원히 응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상하이 시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선 "공산당은 퇴진하라" "시진핑을 타도한다" 등의 구호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시민 수백명이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 "평생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며 집단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그동안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입니다.
공산당 체제 본질 '흔들'…인권 억압에 저항
그러자 시민들은 당국 검열을 피해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시위를 계획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에 불리한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이라는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VPN 접속으로 이를 우회하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등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VPN을 사용할 경우 처벌 받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젊은이들은 VPN을 이용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사용하는 데 이미 익숙한 상황입니다.
톈안먼 사태 이후 유례 없는 대규모 시위에 '통제'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세워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특히 이번 시위는 학생, 시민, 주부들부터 부유층과 중산층 등 계층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확산해 더더욱 눈길을 끕니다. 강력한 통제 위주의 공산당 통치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적 부유를 얻었지만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적 정치체계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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