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긴 'GLSDB' 등 美 미사일 우크라 지원 검토설 와중
美장거리 무기 공포?…"모스크바 등 러 주요도시 방공호 정비"
러시아 주요 도시들에서 방공호 정비 작업을 벌이는 정황이 나타나면서 이 같은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장거리 무기 지원 계획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침공군 격퇴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러 당국이 방공호 시설 정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주민들을 지하 벙커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우크라이나 국경서 40km 정도 떨어진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 640km 떨어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 등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표지판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수천km 떨어진 시베리아의 산업도시 노보쿠츠네츠크 등에서까지 목격됐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최근 아파트 단지 지하에 주로 위치한 방공호들에 대한 점검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 제공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상발사 소구경 폭탄'(GLSDB)을 공급하겠다는 보잉사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GLSDB는 소구경폭탄(SDB) GBU-39를 M26 로켓 모터에 결합한 형태의 정밀무기로 사거리는 160km에 달한다.

접이식 소형 날개를 단 GLSDB는 GPS로 항로가 유도되고, 웬만한 전자교란에도 방해받지 않는다.

장갑차뿐 아니라 직경 90cm 정도의 소형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GLSDB는 미국 보잉사가 스웨덴 항공방위산업체 사브와 공동으로 2019년부터 개발해 생산해오고 있다.

미국은 그간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사거리 290km 이상의 ATACMS 미사일을 제공해 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청은 거부해 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선에서 먼 러시아 군사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GLSDB 지원은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이 격화할 경우 서방이 다른 장거리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이미 국경을 넘나드는 작전을 통해 러시아의 정유소, 탄약고, 통신망 등을 목표로 한 작전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참호를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공호 정비 같은 러시아 측 조치가 실질적인 우크라이나의 위협에 대한 대비라기보다 외부 침략에 대한 공포를 조장해 전쟁 지지 여론을 끌어올리려는 선전전의 일환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침공하는 데 전략적 이해가 없으며 그러한 규모의 공격을 감행할 능력도 없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군사고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도 "우리의 과제는 우리 영토를 해방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 국경을 넘어가면 우리가 침략자가 되는 것이고 이는 우리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