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신 오가던 해상 교통 요충…국제공항 개항까지

[※편집자 주 = 인천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국내에서 신문물을 처음 맞이하는 관문 도시 역할을 했습니다.

인천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의 유산만 보더라도 철도·등대·서양식 호텔·공립 도서관·고속도로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는 이처럼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이 서린 박물관·전시관을 생생하고 다양하게 소개하려 합니다.

모두 30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 기사는 매주 토요일 1편씩 송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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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돋보기](20) 한국 관문 영종도 변화 한눈에…영종역사관
인구 수천명에 불과했던 섬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을 낀 국제도시로 변모했다.

삼국시대부터 해상교통 요충지로 꼽힌 인천 영종도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도는 인천공항과 신도시 개발로 10만 인구를 달성해 대한민국 관문을 지키고 있다.

[인천돋보기](20) 한국 관문 영종도 변화 한눈에…영종역사관
◇ 외국 사신 머물던 영종도…군사 요충지서 공항도시로
인천공항을 품고 있어 대한민국 관문 역할을 하는 영종도는 삼국시대 때부터 비슷한 기능을 했다.

제비가 많아 자연도(紫燕島)로 불리던 영종도에는 중국 사신들이 머무는 객관이 있어 그 역할이 더욱 컸다.

사신과 상인들의 통행이 이어지며 영종도는 번성했다.

바닷물을 가마에 쪄서 만드는 소금 생산이 활발했고 말을 기르는 목장도 세워졌다.

영종도는 한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군사적으로도 해안 방위 거점이라는 매우 중요한 요충 역할을 했다.

조선 초기 잇따른 왜구 침략으로 섬 주민들이 대거 이주하기도 했지만, 효종 시기 조선은 수군사령부 영종진을 경기도 남양도호부에서 영종도 일대로 옮겼다.

인근 교동·강화도와 협력해 도읍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근대에 들어 영종진 앞바다는 외국군 함대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당시 프랑스·미국 배가 정박한 곳도 영종진 앞이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친 영종도는 근대화 시기 여러 차례 행정구역 변화를 겪는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인천에서 부천으로 관할이 바뀐 뒤 옹진군으로 편입됐다가 1989년에 지금의 인천 중구에 속했다.

이후 영종도는 신공항 부지 공사와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다.

2001년에는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를 흙으로 메워 만든 인공섬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했다.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 이래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어지고 인천대교(송도∼영종)가 준공되며 도시 성장을 견인했다.

공항 개항 당시 8천900여명에 불과했던 영종도 인구는 지난달 10만7천여명을 기록했다.

양영선 영종역사관 학예연구사는 26일 "영종도·용유도·삼목도·신불도가 공항 부지로 합쳐지면서 4개의 섬이 하나로 재탄생했다"며 "공항 건설에 따른 부지 확장으로 바다 매립이 이뤄져 영종도 면적은 63㎢ 이상으로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인천돋보기](20) 한국 관문 영종도 변화 한눈에…영종역사관
◇ 옛 유적 즐비한 영종도…2018년 역사관 개관
영종도에는 옛 유적이 즐비하다.

육지와 떨어진 지역적 특성상 좁은 공간에 많은 유적이 밀집했다.

이 중에서도 운서동 유적지는 한반도에서 조사된 신석기 유적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백운산 남서쪽 낮은 구릉지에 있는 이 유적지에서는 네모반듯한 집 자리와 구덩식 화덕 자리, 각종 석기가 출토됐다.

영종 삼목도에서 발견된 유적지도 서해 섬에서 확인된 최초의 대규모 정착 취락으로 학술적인 의미가 크다.

영종도에서는 인천시 지정 문화재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 문무왕 시기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용궁사에는 흥선대원군이 직접 쓴 편액과 11m 높이 미륵불이 있어 들러볼 만한 관광지다.

[인천돋보기](20) 한국 관문 영종도 변화 한눈에…영종역사관
인천시 중구는 영종도 개발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과 지역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2018년 4월 영종진 터에 영종역사관을 개관했다.

지상 3층 규모의 영종역사관은 상설·체험·기획 전시실과 함께 야외 전시장을 갖췄다.

이들 전시실에서는 영종도·용유도의 고고학적 현황부터 이곳에서 출토된 유적 종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각종 문헌과 지도에 남겨진 영종도 역사와 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 변화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편에는 염전 소금 만들기, 선사인 움집 등의 체험 교실도 마련돼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고 즐기는 교육도 가능하다.

영종역사관은 개관 이후 지난달까지 8만7천여명이 방문했다.

지역 주민은 물론 유치원·초등학교 단체 방문이 많아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운영을 멈췄지만 7세 이하 영유아를 위한 키즈룸도 따로 있다.

영종역사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신정·설날·추석 연휴는 휴관한다.

개인 관람료는 성인 1천원, 군인 500원, 청소년 700원이다.

단체는 성인 800원, 군인 400원, 청소년 500원이며 어린이는 모두 무료다.

[인천돋보기](20) 한국 관문 영종도 변화 한눈에…영종역사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