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뇌물·노동착취·허언…개막축제 때까지도 손가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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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유치 때 검은돈"…"이주노동 착취·6천500명 사고사"
"탄소중립 빈말"…"여성·성소수자 등 탄압 숨길 '스포츠 워싱'"
지구촌 스포츠 축제 카타르 월드컵에는 개막을 축하하는 순간에도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안팎에서는 20일(현지시간) 개막식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개최 자격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올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한 민낯과 카타르의 인권 실태가 드러났다며 개막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영국의 한 코미디언은 한때 '게이 아이콘'으로 불렸던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카타르 홍보 모델 활동을 들어 비난 퍼포먼스를 펼쳤다.
카타르가 성 소수자 탄압으로 악명 높은 국가라는 점을 지적하며 1만 파운드(약 1천600만 원)를 분쇄기에 갈아버렸다.
베컴이 개막식 전에 모델 역할을 그만둘 경우 해당 금액은 공익 목적으로 기부될 예정이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개막 직전에 카타르를 두둔하는 연설을 했다가 전 세계 언론매체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지구촌 최대의 축구 월드컵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이 같은 상황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직후부터 유치 비리, 인권 탄압 등 각종 의혹의 중심이었다. ◇"뇌물 주고 개최권"…복마전 지적받는 FIFA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뇌물을 받고 카타르를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했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2014년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당시 FIFA 관계자에게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각종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은 커졌다.
그다음 해에는 미국 법무부가 나서 FIFA 관계자 9명을 사기, 공갈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FIFA가 뇌물 수수 등 각종 부패의 장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FIFA에 뇌물을 제공한 것이 카타르 측 관계자라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22 월드컵 관계자 다수가 수사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카타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는 이미 훼손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주민 피로 쌓은 대회"…노동착취·인권탄압 정황
카타르는 경기장과 각종 부대 시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이주 노동자를 가혹한 노동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난해 보도했다.
국제 앰네스티도 카타르 월드컵 현장 노동자가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해당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주 노동자를 위해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고 이들이 고용주 승인을 받아야만 이직할 수 있는 '카팔라' 같은 제도를 폐지하며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는 게 카타르 측 입장이다.
카타르는 또 월드컵 준비 현장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이주 노동자도 3명에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더니 거짓말 가까워
FIFA는 이번 월드컵이 최초의 탄소 중립(탄소 배출과 흡수가 같아 순배출이 0인 상태)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카타르가 탄소 배출과 관련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추산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제 환경 단체 카본마켓워치 연구원 질 뒤프렌은 카타르가 6개 경기장을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의 양을 실제보다 적게 집계했다고 주장했다.
뒤프렌은 카타르가 내보낸 탄소가 500만 톤에 가까울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카타르가 발표한 수치인 360만 톤보다 140만 톤이나 많은 수준이다.
이를 보면 탄소 배출과 관련해 카타르가 세운 기준의 독립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뒤프렌은 우려했다. ◇"각종 의혹 '스포츠 워싱'으로 덮는다" 비판도
카타르가 각종 의혹을 '스포츠 워싱'으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츠 워싱은 스포츠 대회 개최 등을 통해 외부 이미지를 세탁, 해당 국가 또는 기업 내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를 뜻한다.
국제 사회는 여성과 언론, 성 소수자 탄압으로 악명 높은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을 통한 스포츠 워싱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동성애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규정해놓고는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에 성 소수자 팬을 공식 환영한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연합뉴스
"탄소중립 빈말"…"여성·성소수자 등 탄압 숨길 '스포츠 워싱'"
지구촌 스포츠 축제 카타르 월드컵에는 개막을 축하하는 순간에도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안팎에서는 20일(현지시간) 개막식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개최 자격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올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한 민낯과 카타르의 인권 실태가 드러났다며 개막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영국의 한 코미디언은 한때 '게이 아이콘'으로 불렸던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카타르 홍보 모델 활동을 들어 비난 퍼포먼스를 펼쳤다.
카타르가 성 소수자 탄압으로 악명 높은 국가라는 점을 지적하며 1만 파운드(약 1천600만 원)를 분쇄기에 갈아버렸다.
베컴이 개막식 전에 모델 역할을 그만둘 경우 해당 금액은 공익 목적으로 기부될 예정이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개막 직전에 카타르를 두둔하는 연설을 했다가 전 세계 언론매체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지구촌 최대의 축구 월드컵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이 같은 상황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직후부터 유치 비리, 인권 탄압 등 각종 의혹의 중심이었다. ◇"뇌물 주고 개최권"…복마전 지적받는 FIFA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뇌물을 받고 카타르를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했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2014년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당시 FIFA 관계자에게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각종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은 커졌다.
그다음 해에는 미국 법무부가 나서 FIFA 관계자 9명을 사기, 공갈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FIFA가 뇌물 수수 등 각종 부패의 장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FIFA에 뇌물을 제공한 것이 카타르 측 관계자라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22 월드컵 관계자 다수가 수사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카타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는 이미 훼손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주민 피로 쌓은 대회"…노동착취·인권탄압 정황
카타르는 경기장과 각종 부대 시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이주 노동자를 가혹한 노동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난해 보도했다.
국제 앰네스티도 카타르 월드컵 현장 노동자가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해당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주 노동자를 위해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고 이들이 고용주 승인을 받아야만 이직할 수 있는 '카팔라' 같은 제도를 폐지하며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는 게 카타르 측 입장이다.
카타르는 또 월드컵 준비 현장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이주 노동자도 3명에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더니 거짓말 가까워
FIFA는 이번 월드컵이 최초의 탄소 중립(탄소 배출과 흡수가 같아 순배출이 0인 상태)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카타르가 탄소 배출과 관련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추산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제 환경 단체 카본마켓워치 연구원 질 뒤프렌은 카타르가 6개 경기장을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의 양을 실제보다 적게 집계했다고 주장했다.
뒤프렌은 카타르가 내보낸 탄소가 500만 톤에 가까울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카타르가 발표한 수치인 360만 톤보다 140만 톤이나 많은 수준이다.
이를 보면 탄소 배출과 관련해 카타르가 세운 기준의 독립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뒤프렌은 우려했다. ◇"각종 의혹 '스포츠 워싱'으로 덮는다" 비판도
카타르가 각종 의혹을 '스포츠 워싱'으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츠 워싱은 스포츠 대회 개최 등을 통해 외부 이미지를 세탁, 해당 국가 또는 기업 내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를 뜻한다.
국제 사회는 여성과 언론, 성 소수자 탄압으로 악명 높은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을 통한 스포츠 워싱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동성애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규정해놓고는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에 성 소수자 팬을 공식 환영한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