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자 황새 44마리를 보호·관리하는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에 비상이 걸렸다.

"황새 AI 감염 막아라" 한국교원대 차단방역 비상
20일 황새생태연구원에 따르면 대학 내 사육장에는 수컷 19마리, 암컷 25마리의 황새가 있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데, 1994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연구원은 1996년 러시아 등지에서 종 번식용 황새 9마리를 들여왔고 6년 만인 2002년 세계에서 4번째로 인공번식에 성공했다.

황새 한 마리, 한 마리가 이 연구원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지난달 10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의 철새도래지인 봉강천에서 포획된 원앙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이 연구소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황새 AI 감염 막아라" 한국교원대 차단방역 비상
사육장 주변에 외부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출입을 차단했고, 통제 안내문도 붙였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이달 3일 사육장에서 20㎞ 떨어진 청원구 오창읍의 한 육용오리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다.

이 연구원 관계자는 "황새는 예민하기 때문에 사육장을 자주 소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우려돼 예찰을 더욱 강화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2016년 12월 서울대공원의 황새 2마리가 AI가 감염돼 폐사한 일이 있는데, 공원 측은 확산을 막기 위해 같은 달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천연기념물인 원앙 101마리를 살처분하기도 했다.

"황새 AI 감염 막아라" 한국교원대 차단방역 비상
지난 9월 30일 예산황새공원에서 이사 온 황새 부부가 서식 중인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 주변의 방사장 방역도 강화됐다.

청주시는 방사장 주변에 근로자 2명을 투입,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고 생석회도 살포했다.

생석회는 물과 반응했을 때 100도 이상의 강한 열이 내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은 물론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 효과가 있다.

"황새 AI 감염 막아라" 한국교원대 차단방역 비상
시 관계자는 "황새 부부가 인공 방사장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 뒤 내년 자연에 방사될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아무 일이 없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