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입석 중단…인천은 당분간 '예외적 허용' 지속
"입석은 어쩔 수 없어"…출근길 인천 광역버스 '빼곡'
"어쩔 수 없어요.

지각할 바에는 서서 가는 게 낫지."
18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버스정류장. 동이 트기 전부터 출근길에 오른 시민 열댓 명은 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섰다.

인천 송도와 서울 강남을 오가는 M6405 광역급행버스는 출퇴근 시간대마다 밀려드는 승객으로 매일같이 조용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류장 1곳을 지날 때마다 10명 넘는 승객이 한꺼번에 탑승했고, 출발지를 포함해 불과 3∼4개의 정류장을 거치면 잔여 좌석 40여개는 어김없이 '0'이 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 6405 버스는 잇따라 '좌석 완판'을 기록하며 10명 안팎의 입석 승객까지 빼곡히 태우고 송도를 떠났다.

아슬아슬하게 자리에 앉은 승객과 간발의 차이로 서서 가야 하는 승객들은 희비가 교차했지만, 대부분 승객은 남은 자리가 없어도 그대로 버스에 올랐다.

연세대송도캠퍼스입구 정류장을 기준으로 선바위역 정류장까지 꼬박 50여분간 서서 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강남에 직장을 둔 이모(37)씨는 "어차피 다음 버스에 좌석이 남아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보니 일단 타고 본다"며 "종종 어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버스 통로에 주저앉는 승객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56)씨도 "서울에서 미팅이 많아 6405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출퇴근길은 서서 가야 할 때가 많다"면서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다가 살짝이라도 브레이크를 잡으면 균형을 잃기 쉬워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입석은 어쩔 수 없어"…출근길 인천 광역버스 '빼곡'
경기도에서는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 중단'으로 이용객의 출퇴근 대란이 우려되지만, 같은 수도권에 있는 인천에서는 불가피한 상황 땐 지금처럼 입석 승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인천 버스업체들은 준법 운행을 위해 원칙적으로 입석 승차를 금지하지만, 앞으로도 많은 승객이 몰릴 때는 입석 승차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관내 광역버스 노선 중 입석 승객이 많은 노선은 4개 업체 9개 노선으로, 광역급행 M버스 6405와 6450 노선을 비롯해 직행좌석 1400·1500·9100·9200·9201·9500·9501 노선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인천시는 입석 승차가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점을 고려해 오는 21일부터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 입석 승객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평소 입석 승객이 많은 노선을 운영하는 업체 4곳은 보유 중인 버스나 전세버스를 추가로 광역버스 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인천∼서울 광역버스 9개 노선의 하루 출·퇴근 시간(오전 6시∼9시·오후 5시∼10시) 운행 횟수는 기존 178회에서 206회로 28회 늘어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