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지난 8월 대만 방문 이후 얼어붙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COP27에서 살아나고 있다면서 양국 대화 재개가 이 회의에 '외교적 구명밧줄'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양국 기후 협력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1, 2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협력 없이는 산업화 전 대비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회의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난항을 겪고 있어 양국의 공식 대화 재개의 의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수몰 위기에 있는 섬나라 등 개발도상국은 그간 선진국들이 경제성장을 위해 지구를 오염시켜 온 만큼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날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는 기금 조성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간표는 들어있지도 않았다.
또 상당수 국가는 기후 총회에서도 고유가 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회에 참석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 모두 WSJ에 이번 총회에서 양국이 공식 논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후 미국과 중국간 대화는 기후위기를 포함한 광범위한 부문에서 단절됐다.
여전히 대만과 무역 등을 놓고 미중간 긴장도가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COP27 이후 기후 논의의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케리 특사는 셰 특사와 대면 접촉을 재개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가 해빙 계기를 맞았다.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에는 COP27을 포함한 기후 문제 협력이 포함됐다.

자국을 개도국으로 보고 있는 중국은 새로운 전용기금 조성을 지지하며, 미국은 기금 조성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리 특사와 셰 특사의 개인적 친분도 수년간 긴장이 높아졌던 양국이 기후 대화를 유지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개인적으로 이메일과 서한을 교환했다고 한다.
지난 14일부터 케리 특사가 총회에서 중국 측 사무실에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물론, 무역과 안보 분야 갈등은 양국 협력에 여전히 위험요인이지만, 양국 정상이 양국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공동의 목표나 이익을 볼 때 기후 대응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 관료 출신인 데버라 셀리그손 빌라노바대 정치학 교수는 "케리 특사와 셰 특사는 각각 정부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기후 협력에 언제나 더 열정적이었다"라며 "조심스럽지만 (양국 기후 협력에)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