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당 다수당 때 맺은 협약, 수정돼야…시한 등 확대 필요"
도 "경영 공백 등 기관 운영에 문제…기존 협약대로 진행해달라"

추경예산안을 놓고 2개월여 다툼을 벌였던 경기도와 도의회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인사청문회를 놓고 재차 충돌하고 있다.

경기도-도의회 국힘, 추경예산안 이어 인사청문회 놓고 충돌
도와 도의회는 2020년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도 산하기관장에 대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도는 17일 입장문을 내 "공모 절차를 통해 인사청문 대상 7개 산하기관장을 내정했지만, 청문절차 수정에 대한 도와 도의회 간 협의가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산하기관장 임명도 늦어지고 있다"며 "기존 업무협약대로 청문회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도는 이날 경기복지재단·경기연구원·경기관광공사·경기교통공사·경기도일자리재단·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등 6개 산하기관장에 대해, 오는 22일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도의회에 송부하겠다고 했다.

기존 협약은 '경기도의 요청일부터 7일 이내에 8시간 범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의회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협약이 도의회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였던 이재명 전 지사 때 체결된 만큼 협약 수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요청일부터 20일 이내, 시간은 2일'을 요구해 왔는데 일부 양보할 수 있지만 기존 협약대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경기도 공공기관 평가 결과 2년 연속 다등급 이하일 경우'에 한정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도 이견을 보인다.

도 관계자는 "기관장 공석 장기화로 인한 경영 공백과 리더십 부재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주요 사업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조직 안정화가 저해되는 등 기관 운영의 문제점이 나타나는 만큼 인사청문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능력과 자격을 갖춘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여는 만큼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시절 만들어진 청문절차부터 합리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의회가 '여야 동수'인 만큼 국민의힘이 반대할 경우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인사권자인 김동연 지사가 인사청문회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산하기관장을 임명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정치적 후폭풍에 시달리게 된다.

도가 인사청문회를 요청한 7개 산하기관장 가운데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2020년 12월부터, GH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각각 1~2년째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