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가 예산 초과 문제로 지지부진하던 고기근린공원 조성사업 면적을 기존 계획보다 30% 줄여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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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주변 주민들이 '수지고기근린공원시민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해 고기공원 조기 조성을 시에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
17일 용인시에 따르면 고기근린공원 조성 사업은 고기동 낙생저수지 일원 33만여㎡(공유수면 17만㎡) 중 수면을 제외한 15만2천㎡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2009년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해 같은 해 1단계 부지 4만6천여㎡만 공원화했고, 나머지 10만6천여㎡는 장기 미집행공원으로 방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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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공원 조성 사업을 재개한 시는 토지 수용에 나섰으나 당초 예상한 613억원을 모두 투입하고도 수용한 토지는 전체의 35%(3만7천㎡)에 불과한 상태다.
올해 2월 시가 가감정한 결과 계획된 부지를 모두 공원화하려면 앞으로도 토지 보상에만 779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시는 고기공원 조성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전체 사업부지 15만2천㎡ 가운데 10만8천㎡(71%)만 공원화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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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내년 본예산에 312억원을 편성, 공원 예정부지 2만5천㎡를 추가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매입 부지에는 카카오연수원 개발행위허가 조건으로 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구역도 포함됐다.
카카오가 기부채납할 공원 규모 등 공공기여분에 대한 세부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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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고기공원 일대에 지상 4층·지하 4층, 연면적 1만7천㎡ 규모의 연수원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건축허가를 받아 10월 착공한 상태다.
연수원은 내년 말 준공 예정이다.
이처럼 시가 고기근린공원을 축소하기로 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된 '예산 초과' 지적 때문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30일 열린 용인시의회 정례회에서 이창식 시의원이 "고기공원 계획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고기근린공원은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원인지 개탄스럽다"며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해 재정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기본 원칙은 지켜지고 있는지, 원점에서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반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 이후 고기동 주민들은 지난달 용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기근린공원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로 실효 위기에 처했던 것을 시민들이 나서서 지켜낸 곳인 만큼 이상일 시장은 '조기에 추진하겠다'던 공약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며 2천257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시에 전달한 바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고기공원은 지가 상승으로 사업 예산이 과다하게 지출된다는 일각의 지적을 수용해 추가로 용지를 매입할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의 효율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공원 조성 계획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