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조직개편 단행…참모진 교체에는 확답 안 해
오세훈 "핼러윈 연령대별 다른 인식 이번에 알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이유로 핼러윈에 대한 인식이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꼽았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연령대별로 핼러윈에 대한 인식이 다른 걸 이번에 알았다"며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사람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측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사고 관련 담당 부서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안전총괄실이 있는데 실·과장을 한 번도 질책하거나 추궁하지 못했다"며 "역지사지해서 나라면 예측했을까 생각했을 때 간부, 직원들도 예측 못 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참사 후 답답한 심정에 간부회의에서 핼러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물어보고, 이렇게 인파가 몰릴 걸 알았는지 약식으로 (내부) 여론조사도 해봤다"며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깊이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조직개편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시스템적으로 챙길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며 "전체적인 조직개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합적으로는 나중에 할 기회를 가지게 되더라도 임시 조직개편을 해서 인력이 (안전 관리에)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런 방침을 어제(16일) 기획조정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압사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재난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면서 사고 발생 징후가 보이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전문적인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참모진을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수빈 시의원의 질문에는 명확히 대답하지 않았다.

시는 이태원 참사 이후 강화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주축이 돼 가동 중인 재난안전체계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오 시장은 사견임을 전제하며 "119나 120다산콜센터에 압사 등 키워드가 여러 명의 전화 상담원 사이에서 한두 번, 두세 번 나타나면 전체 화면에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사고) 조짐을 최단 시간 내 미리 파악해서 대처하는 게 시스템상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문가의 식견을 빌려서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