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부인하다 번복
검찰 "유동규, '휴대전화 인멸 지시' 자백 진술서 제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사실혼 배우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자인하는 진술서를 냈다고 검찰이 밝혔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가 심리한 유 전 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 A씨의 증거인멸 사건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최근 교사행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진술서를 재판부에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가 "유 전 본부장이 증거 인멸을 자백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검찰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진술서에서 휴대전화를 특정해 버리라고 (A씨에게) 지시했다고 명확하게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작년 9월 29일 검찰의 주거지 압수수색 직전 A씨에게 연락해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올해 4월 추가 기소됐다.

A씨는 유씨의 휴대전화를 부순 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가 올해 6월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유 전 본부장 측은 7월까지만 해도 "증거인멸을 교사한 일이 없고, 설령 그와 같은 일이 있더라도 법리상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A씨 변호인은 "A씨도 휴대전화를 버렸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그) 휴대전화가 중요한 형사사건에 사용될 증거물이라는 점을 몰랐기 때문에 '증거인멸 의사'는 없었다"고 반론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서 내용은 그가 지금까지 해온 진술과 상반돼 혼란스럽고 당혹스럽다"며 "추가 검토할 시간을 주면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A씨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내달 15일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