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게 근무 못해 죄송…가슴 깊이 반성" 울먹
참사 당일 112상황실 당직 일지엔 '특이사항 없음'

류 총경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후 11시 39분 상황실에서 압사 신고가 있다는 연락으로 첫 보고를 받았다"며 "(그전에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 총경이 압사 사고를 인지한 때는 사고 발생 시각으로부터 1시간 24분 뒤다.
사고 발생 이전 소방당국의 두 차례 공동대응 요청 역시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황관리관 근무자가 상황실 아닌 자기 사무실에서 대기하는 게 '관행'이라며 "당시 (상황실) 요원들이 어떻게 근무했는지는 제가 잘 모른다"고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이튿날 0시 1분 류 총경의 보고를 받았다.
류 총경은 사고를 인지하고 김 청장에게 보고하기까지 20여 분 동안 현장에 인력을 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상황실로 돌아간 뒤 용산경찰서장이 이미 보고를 했고, 서울청장이 현장으로 나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가용 경력을 현장에 배치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조치한 뒤 상황을 정리해 김광호 서울청장에 문자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의 당직 근무일지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그날 상황실 당직근무 일지를 받아 확인한 결과 이태원에 몰리는 인파나 압사 우려 신고 등에 관한 내용은 적혀있지 않고 '특이사항 없음'으로만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서울 주요 지역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는 상황 등을 인수인계받지 못했다면서 "아침에 (당직 근무를 시작할 때) 당직자들에게 중요사항이 있으면 보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답변 중 여러 차례 울먹이면서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데 가슴 깊이 반성하고, 이런 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모르고 있던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