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각 70억원 등 그룹별로 목표액 분담…"기업과 상의해 결정"
민간 유치위 활동 위한 공동 회비 성격…"경비 투명하게 집행할 것"
대한상의, 10대 그룹에 '엑스포' 특별회비 311억원 걷기로(종합)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10대 그룹에 공동 경비 명목의 특별회비를 걷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최근 삼성 등 10대 그룹에 자산총액에 따른 특별회비 분담 비율을 제시했다.

앞서 상의는 올해 9월 7일 중구 상의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특별회비 납부 안건을 의결했다.

당시 납부안에 따르면 10대 그룹 회원사는 총 311억원을 특별회비로 납부하기로 했다.

자산총액 1위인 삼성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이끄는 SK는 각각 70억원가량을 부담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그룹도 자산총액 비율에 따라 분담금을 정했다.

그룹별 특별회비 금액은 현대자동차 47억원, LG 30억원, 롯데 22억원, 포스코 17억원, 한화 14억원, GS 14억원, 현대중공업 13억원, 신세계 11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상의에서는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배분액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상의에 민간 차원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한 경비 지원 명목으로 특별회비 47억2천300만원을 납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과 내년 3월에 각각 23억6천150만원을 분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내 다른 계열사들도 추가로 특별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현대차 등 나머지 그룹도 이 같은 명목으로 조만간 특별회비를 납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공동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의가) 기업에 분담 비율을 공지하면서 (특별회비를) 안 내도 된다고는 했다"며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같이 비용을 모아 엑스포 유치 활동시 공동 경비로 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10대 그룹에 '엑스포' 특별회비 311억원 걷기로(종합)
대한상의는 민간을 대표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상의가 주축이 된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단은 지난달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국경일 행사에서 파리 주재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들을 만나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그룹 등은 이와 별도로 글로벌 역량을 총동원해 주요 경영진이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를 만나면서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특별회비에 대해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참여기업의 자발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311억원은 목표 액수고 목표만큼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며 "(금액은) 기업들의 실무 의견을 물어 부담할 수 있는 한도로 정해서 배정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우 부회장은 또 과거 여수엑스포 당시 민간기업들이 141억원을 정부에 기부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서 311억원 안팎으로 목표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여수엑스포는 기업들이 돈을 모아서 정부에 기부한 형태"라며 "지금은 그런(기부) 형태가 아니고 민간 위원회가 쓸 공통 경비를 상의에서 특별회비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회비는 민간유치위의 국내외 공식행사경비, 메타버스·플랫폼 구축비, 각종 컨설팅과 홍보비에 사용될 예정이다.

우 부회장은 "특별회비 납부와 비용 처리 결과는 투명하게 관리하고, 필요하다면 외부 감사도 받겠다"며 "상의의 전통과 신뢰가 훼손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또 과거 국정농단 사태 때처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에서 기부금을 걷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당시는 재단에 기부하는 형태였고, 이것은 기부나 성금이 아니고 회비"라며 "전경련 사태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상의, 10대 그룹에 '엑스포' 특별회비 311억원 걷기로(종합)
한편 이달 말 3차 경쟁 발표(PT)를 앞두고 있는데다 경쟁국 등을 고려해 공동 경비 마련이 공개되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적 행사이고 경쟁 당사국이 있다보니 어느 나라에 가서 누구를 만난다는 사실 뿐 아니라 유치 활동에 얼마를 쓴다는 것 자체가 알려지는 것도 사실상 전략이 노출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