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면역항암제 개발사 넥스트큐어와 차세대 약물-항체 접합체(ADC) 플랫폼을 활용한 항암제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다양한 암종에 ADC 플랫폼을 적용하고 신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16일 레고켐은 넥스트큐어가 보유하고 있는 ‘B7-H4’ 항체에 ADC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신규 ADC 항암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B7-H4는 아직까지 ADC 플랫폼에 많이 적용되지 않은 항체다.

레고켐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대부분 임상에서 이미 검증이 완료된 항체를 쓴다”며 “하지만 우리는 B7-H4처럼 ‘노블 항체(새로운 항체)’를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B7-H4는 주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타깃이다. 위, 폐 등 여러 암종에서 발현된다는 설명이다. 레고켐이 B7-H4를 표적으로 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이날 계약으로 B7-H4항체 이외에 ADC 연구개발을 위한 2개의 추가 대상을 지정할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게 됐다.

2015년 설립된 넥스트큐어는 미국 메릴랜드에 본사를 둔 나스닥 상장사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면역수용체 LAIR-1에 작용하며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NC410’, 고형암 대상 임상1b상을 앞두고 있는 B7-H4 항체 ‘NC762’ 등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레고켐과의 협약은 기존 임상1a상을 마친 B7-H4 항체(NC762)의 접근법을 확장하면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모시 메이어 넥스트큐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콘쥬올)을 활용해 넥스트큐어의 B7-H4 프로그램에 새로운 치료방법을 추가하게 됐다”며 “현존하는 치료제로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신규 치료제가 제공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