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지노믹스 임시주주총회 결과 공시. 금융감독원
랩지노믹스 임시주주총회 결과 공시. 금융감독원
지난 8월 진승현 대표가 경영권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한 이후 랩지노믹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와의 인수합병(M&A)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6건의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는 공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의 목적 추가의 건 △수권주식수 변경의 건 △주주명부 폐쇄 및 기준일 변경의 건 △주주총회 소집시기 변경의 건 △이사의 수 변경의 건 △감사 선임의 주주총회 결의 요건 변경의 건의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부결 이유는 의결정족수 미달이었다. 즉 투표를 진행할 만큼의 주주가 모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안건 중 ‘사업의 목적 추가’는 미국 진단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이었다는 설명이다. 랩지노믹스는 미국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 인수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략으로 꼽았다. 지난 10월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바이오벤처 디엑솜의 액체생검 기반 암 동반진단·예후진단 패널을 미국 클리아랩에 공급하겠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수권주식 수 변경, 이사 수 변경도 모두 루하PE와의 M&A 작업과 맞닿아 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이사 수 변경은 루하 PE에서 사람이 더 들어올 것에 대비한 것이고 수권주식 수 변경도 루하PE에서 신주를 찍게될 것을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M&A 진행에는 차질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주주들이 많이 모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모이지 않아 부결됐을 뿐”이라며 “오히려 경영권 변동 사안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알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임시주총 날짜를 묻는 질문에는 미정이라면서도 “같은 안건으로 주총을 다시 한번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랩지노믹스는 이번 경영권 매각으로 반등을 노리는 중이다. 루하PE 자금을 수혈 받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루하PE가 신생PE인 만큼 미국 체외진단시장에서 제대로 힘쓸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