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수록 사진 30여점 백아트 서울 전시
1956∼1963년 세련되고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한영수 사진전
거리에서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는 여성, 양장 차림으로 양산을 들고 거리를 걷는 여성, 다방에서 책을 읽는 여성, 수영복을 입고 뱃놀이하는 여성. 클러치처럼 가방을 들고 앵클부츠를 신은 채 거리를 걷는 여성….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전반, 전쟁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던 시기 사진작가 한영수(1933∼1999)의 사진에 담긴 여성들의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 시대에서 떠올리는 궁핍함과 고단함 같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서울 종로구 화동 백아트 서울에서 1956∼1963년 시기 여성들의 '당당함'에 주목한 한영수의 사진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영수의 카메라 앵글 속 여성들의 몸짓과 표정은 당당하고, 세련됐다.

그의 사진에서 풍기는 모던한 분위기는 신여성 스타일의 양장차림 때문만이 아니다.

시장통이거나 일상복 차림의 여성들을 포착한 사진에서도 그런 느낌은 여전하다.

1966년 광고 사진 스튜디오인 '한영수 사진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광고 사진 1세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작가는 당시 서울 거리에서 만난 여성들의 모습을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흑백 사진으로 포착해 낸다.
1956∼1963년 세련되고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한영수 사진전
이번 전시에 나온 사진 30여점은 한영수문화재단이 펴낸 한영수 사진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When the Spring Wind Blows)에 수록된 작품 중 대표작들을 추린 것이다.

당초 책이 출간된 2020년 계획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시 시기가 미뤄졌다.

전시작 중 일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내년 2월19일까지 이어지는 '한국 근대 미술전'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한영수문화재단은 지금까지 '서울, 모던타임즈'(2014)와 '꿈결 같은 시절'(2015), '시간 속의 강'(2017) 등 4권의 사진집을 펴냈다.

한영수 작가의 딸인 한선정 한영수문화재단 대표는 작가의 작고 이후 15년간 자료 조사와 기획 작업을 거쳐 사진집을 내고 있다.

앞으로 3권을 더 낼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삼청동에 있던 백아트 서울이 화동으로 옮긴 후 처음 여는 전시이기도 하다.

백아트는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이어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세 번째 갤러리를 연다.

전시는 내년 1월18일까지.
1956∼1963년 세련되고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한영수 사진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