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기자협회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국가의 역할은' 토론회
심민영 센터장 "재난 생존자 '심리적 응급처치'도 골든타임 지켜야"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센터장 "희생자 명단 공개는 유족에 해 끼친 것"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일부 매체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 "당사자와 가족에게 명백하게 해를 끼쳤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심 센터장은 한국여성기자협회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연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국가의 역할은' 토론회에 참석해 명단 공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사회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명단 공개) 뉴스를 접하고 분해서 잠을 잘 못잤다.

유족의 의사를 배제한 채 공개했다는 것 자체에 화가 났다"며 "트라우마 예방 보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첫 번째가 당사자와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거였고, 심리지원 현장에서도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여성기자협회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사회 약자를 위한 정책 점검 프로젝트'의 세 번째 순서로,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이번 주제가 긴급 편성됐다.

발제자로 나선 심 센터장은 재난 트라우마 완화를 위한 국가개입체계를 소개하면서 '심리적 응급처치'(PFA·Psychological First Aid)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재난 직후 생존자들이 필요로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고통을 경감시켜 단기적 적응과 장기적 회복을 도와주는 활동을 가리킨다.

심 센터장은 "심폐소생술(CPR)에도 골든타임이 있듯이 PFA도 그렇다"며 "당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어서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진 한국여성기자협회 이사(YTN 글로벌센터 기획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선 발표에 이어 이현정 서울대 교수, 이정애 한국여성기자협회 이사(SBS 미래팀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김경희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SBS 생활문화부 선임기자)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가 영구히 고착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기에 대처해야 한다"며 "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