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소젠은 지난달 31일 피하주사(SC) 제형의 엑소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BRE-AD01’가 미국 임상 1상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15일 오승택 브렉소젠 부사장(사진)은 “‘BRE-AD01’은 개발 초기단계 때부터 외형제로도 같이 검토한 후보물질”이라며 “현재 약제학적인 관점에서 어떤 온도에 보관해야 실제로 피부에 바를 때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승인받은 대부분의 아토피 치료제는 주사제 혹은 경구용이다. 아토피 치료제 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사노피의 SC형 항체치료제 ‘듀피젠트’가 대표적이다. 최근 부작용 이슈가 발생한 화이자와 릴리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역시 주사제다.
항체의약품은 외형제로 개발하기 어렵다. 하지만 브렉소젠이 주사형 치료제를 개발함과 동시에 외형제로도 투여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엑소좀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오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항체는 어떤 리셉터에 붙여야 하는데, 엑소좀은 세포 안에 흡수된다”며 “세포에 들어가서 작용하는 특성 때문에 외형제로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소좀은 몸 속 세포에서 분비되는 지름 50~200㎚(나노미터)의 동그란 입자다. 세포 속을 드나들며 신호를 전달하는 ‘우체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약물 및 약물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은 그 자체가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재생물질인 만큼 피부재생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오 부사장은 “기존에 승인받은 JAK 억제제는 의료 현장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는 중”이라며 “외형제 스테로이드제에 비해서도 엑소좀 기반 치료제는 부작용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브렉소젠은 엑소좀을 DDS가 아닌 약물 그 자체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다른 엑소좀 기업들과 차이점이 있다. 엑소좀을 분비하는 세포를 자극해 그 모세포로부터 나온 엑소좀이 태초부터 약리학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식이다.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고도 질환별로 맞춤형 엑소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렉소젠은 엑소좀 기반 항암제도 개발 중이다. 현재 엑소좀 기반 항암제로 임상에 들어간 기업은 미국의 코디악바이오사이언스 정도다. 오 부사장은 “고형암 타깃으로 검토 중”이라며 “지금은 동물실험 몇개만 진행한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