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만원 벌었어요"…뜻밖의 수익 낸 사장님의 '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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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A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늦은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두 시간가량 블로그 활동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본업은 따로 있다. 하지만 매일 밤 지친 몸을 이끌고 모니터 앞에 앉는다. 블로그 수익이 제법 짭짤해서다.
그는 "지난해 8월 처음 수익화를 시작했을 땐 얼마 안됐는데 올해 9월에는 200만원, 10월은 150만원 정도 수익을 냈다"며 "경제 분야 100위권에 든다고 생각하는데 블로그 순위에 비해 수익이 괜찮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비즈니스·경제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그의 블로그는 하루 방문자가 1000~4000명 규모에 달한다.

블로그 서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3년 10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장수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는 한때 '한 물 간' 서비스로 여겨졌지만 최근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블로그 이용 수요가 늘었다. 블로그를 통한 수익 증대도 노릴 수 있어 젊은층 사이에서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역주행' 블로그 비결은?…"부수익까지 1석2조"

이용자 대부분이 MZ(밀레니얼+Z)세대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네이버 블로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MZ 이용자들이 일상 기록용으로 블로그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일기쓰기 챌린지' 등 마케팅 덕분에 이용자가 더 늘었다"며 "지난달 기준 블로그 전체 이용자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특히 1020 세대는 연초보다 17%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해 작성된 게시물이 3억건에 달해 전년 대비 50% 넘게 폭증했다. 코로나19로 여파로 재택 기간이 길어지면서 블로그가 활성화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갓생(부지런한 삶을 의미하는 신조어)'과 '나'에게 집중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일상의 소소한 기록을 중요시하는 사용성이 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네이버는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방향의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월 네이버 메인 'MY구독 추천'에 우선 노출되는 '인플루언서 토픽'을 출시했다. 이어 5월에는 '브랜드 커넥트'를 내놨다. 전문성 있는 블로거와 콘텐츠 제휴를 희망하는 브랜드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기업은 홍보 효과를, 블로그는 수익 증대를 노릴 수 있다.
인플루언서는 안정적 수익원을 얻고, 기업은 단순 광고보다 높은 효과를 거두는 '윈윈' 구조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반려동물 인플루언서 '하루엄마'는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선정된 이후에 수익이 크게 늘었다"며 "강의나 책을 쓴 적은 없지만 다양한 수입 파이프라인이 생겨서 예전보다 수익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전업 블로거 활동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고물가에 허리휜다…10명 중 7명 이상 '앱테크'

올해 3월 인크루트 설문 결과 성인남녀 1700여명 가운데 약 75%에 달하는 이들이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32.3%는 '자투리 시간에도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서', 30.1%는 '소액이라도 저축할 돈을 더 모으고 싶어서'라고 응답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익을 얻고 꼭 필요한 생활비에 지출하는 등 짠테크(짠돌이+재테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U+멤버스' 앱을 통해 앱테크 서비스를 도입했다. 앱을 통해 출석체크 하거나 잠금 화면 설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벤트 참여 등 미션을 수행하면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KT 역시 최근 KT샵 내에서 가입자들 대상으로 이벤트를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SK텔레콤도 올 초 앱을 이용해 출석체크 등에 참여하면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했다. 카카오뱅크는 '굿모닝 챌린지'를 통해 일찍 기상하는 이용자들에게 적립금 또는 커피쿠폰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 등으로 짠테크에 관심갖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각종 재테크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기업들도 이를 놓치지 않고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