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잡탕' 설전을 벌였다. 이른바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을 두고 이견을 표출하는 가운데, 홍 시장이 김 교수를 겨냥해 "당이 잡탕이 됐다"고 주장하면서다.

김 교수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의 해당 발언과 관련해 "저 같은 잡탕, 잡동사니를 받아들여서 지금 우리 당이 문제라는 발상이야말로, 2020년 총선에서 공천탈락 후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한 자신의 전력을 정당화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내후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홍 시장님이 2017년 대선후보로 얻은 24%의 득표율에 갇히지 않고 더 넓고 더 많은 지지로 나아가야 한다"며 "강성우파 24%의 동굴에 갇힌 채, 순수 우파 혈통주의만 고집해서는 선거는 필패임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는 24%에 갇히려는 홍 시장님의 '우파순혈주의' 대신 중도 보수를 망라한 외연 확대가 필수"라며 "도대체 우리 당에 홍 시장님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동의하지 않는 진짜 잡탕, 잡동사니가 있나. 제발 거짓말로 선동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SNS 설전은 홍 시장이 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두고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감싸자, 김 교수가 "무조건 옹호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취재를 '당하는' 입장에서 유일한 대항 수단은 '취재 거부'밖에 없다는 취지로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김 교수는 홍 시장의 해당 발언이 담긴 보도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공산주의 국가의 헌법을 연상케 하는 과도한 억지"라며 반기를 들었다.

이에 홍 시장은 재차 글을 올려 "취재의 자유만 있고 취재 거부의 자유는 없다? 그게 공산주의 아니냐. 민주주의는 언제나 반대의 자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를 겨냥해 "공산주의 북한을 잘 아는 교수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니 기가 막힌다"며 "당이 잡탕이 되다 보니 어쩌다가 저런 사람까지 당에 들어와 당직까지 했는지"라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2년간 김 교수가 자신을 폄하하고 비난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비전전략실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우파 포퓰리즘의 장본인"이라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란성쌍생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일련의 발언이 홍 시장에게 앙금을 남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