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죄송하지 않냐"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화학액체 먹여 모친 살해한 딸…얼굴 가리고 구속심사 출석
보험금을 노리고 화학 액체를 몰래 먹여 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딸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는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포승줄에 묶인 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상태였다.

A씨는 "어머니에게 죄송하지 않냐, 보험금은 얼마나 받을 계획이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느냐, 휴대전화 문자로 어머니 행세를 한 게 맞냐"는 물음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소병진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9월 인천시 계양구 한 빌라에서 화학 액체를 몰래 먹여 60대 어머니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달 28일 오후 6시 46분께 혼자 살던 해당 빌라에서 숨진 채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사망한 지 1주일가량 지나 시신 일부가 부패한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체내에 남아있는 화학 액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경찰에 밝혔다.

A씨는 살해 후 1주일 동안 어머니 휴대전화로 온 남동생의 문자메시지에 자신이 답변하며 범행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일대에서 A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경찰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어머니 명의로 된) 사망보험금을 (상속) 받으려고 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 9월 20일 전후를 B씨의 사망 시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의 보험가입 내역과 A씨의 범행 수법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