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선전이냐, 공화당의 완승이냐.’

미국 중간선거의 승패 여부가 조지아주 유권자 손으로 넘어갔다. 하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상원에선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정해질 공산이 커졌다. 조지아주 결선투표로 상원 다수당을 정한 2020년 선거와 판박이다.

상원 장악은 조지아에서 결정

조지아주 1석에 상원 승패 달려…민주·공화 '대선급 결선' 치른다
CNN은 10일 중간선거 개표 결과 연방상원 의석 100석 중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했다고 집계했다. 남은 세 지역 중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수는 각각 49석, 50석이 된다. 양당 모두 한 석씩만 더하면 상원 다수당이 된다. 상원 100석 중 51석을 확보해야 다수당이 되는데, 동수일 경우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따라서 민주당은 50석만 확보해도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조지아주 선거에서 승리하는 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조지아는 주법상 과반을 확보하는 후보가 없으면 상위 두 후보가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한다. 99% 개표가 완료된 이날 현재 라파엘 워녹 현 민주당 상원의원이 49.2%,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가 48.7%의 표를 얻었다. 게이브리얼 스털링 조지아주 국무부 최고운영자는 트위터에서 “아직 개표가 남았지만 12월 6일(화요일) 결선투표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는 2년 전에도 상원 다수당의 운명을 결정했다. 2020년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조지아를 제외하고 민주당은 48석, 공화당은 50석을 확보했다. 당시 보궐선거까지 더해 조지아에선 두 명의 상원의원을 한 번에 뽑았다. 1차 선거에서 두 곳 모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를 했다. 두 달 뒤인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의 래피얼 워녹과 존 오소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들을 모두 꺾었다. 조지아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하는 ‘블루 웨이브’ 선물을 안긴 셈이다.

미니 대선급 선거로 격상

민주당은 2년 전의 승리가 재현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조지아는 ‘딥 사우스(Deep South)’로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조지아에 공장이 대거 들어서며 민주당 지지층인 이민자가 몰리고 있는 영향이 크다. 2020년 대선 때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0.25%포인트 차로 이겼다. 민주당이 대선 때 조지아주에서 공화당을 이긴 건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승리 이후 28년 만의 일이었다.

민주당은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2024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도 있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공화당 역시 조지아에서 다시 패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으로선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야 바이든 행정부를 확실히 견제할 수 있다. 또 한국 완성차업계에 불리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이나 대중국 강경책,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등을 위한 확실한 동력을 얻게 된다.

공화당은 1차 투표에서 다른 보수층 후보로 분산된 표가 결선투표 때 공화당 표로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지아주 상원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체이스 올리버 자유당 후보는 총 8만여 표를 획득해 2.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찰스 블록 조지아대 교수는 “올리버 후보 지지자 중 일부는 워커에게 투표하지 못한 공화당원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결선투표에서 워커 후보에게 돌아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