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여권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더해 특별검사 카드까지 꺼내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애도 추모의 시간이 지나고 책임의 시간이 돌아왔다”며 “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국정조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더 나아가 “국정조사 역시 강제 조사 권한이 없어 결국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며 “중립적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엄정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국정조사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데 이어 특검 도입까지 언급하며 대정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참사의 최종 책임자이며 국정 최종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진지하고 엄숙하게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 사퇴를 포함한 국정 전면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참사 관련 국정조사 도입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으나, 국민의힘은 “염두에 둔다”면서도 경찰 수사 및 감찰 상황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맞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지금으로선 아직 국정조사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참사를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추모 집회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이어진 배경에도 민주당의 조직 동원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조직을 동원해 제대로 출범도 못 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무더기 버스 동원에 나선 민주당은 국민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