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 전경. /한경DB
서울 중구 명동거리 전경. /한경DB
이태원 참사 이후 국민적 추모 분위기와 지난 5일까지 계속된 국가애도기간 속에 각종 대내외 활동을 자제해온 유통업계가 조심스럽게 다시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연말 성수기 마케팅 기회인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 대학수학능력시험, 크리스마스 등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영업활동을 더 미루다가는 자칫 경영실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세일 행사는 다소 축소하거나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그동안 중단해온 마케팅을 재개하고 있다. 참사 이후라는 점을 감안해 예년과 달리 요란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행위는 되도록 자제하는 분위기다.

해양수산부는 소비자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3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코리아수산페스타’를 열고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고등어·오징어 등 어종을 포함한 제철 수산물과 천일염·새우젓 등 김장 재료를 최대 40% 할인 판매하는 중이다.

행사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12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SSG닷컴, 쿠팡, 지마켓 등 21개 온라인 쇼핑몰이 참여한다. 해수부가 행사 전체 기간에 1인당 1만원 한도로 20% 할인해주고 참여 업체 할인이 추가되는 식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큰 충격을 받고 서서히 되살아나는 소비심리를 놓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통상 연말은 쇼핑 대목 시즌으로 분류된다.

롯데하이마트도 11월 세일에 돌입했다. 한 달간 ‘위(We)대한 세일’을 열고 위니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인기 브랜드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면 최대 50만원까지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을 맞아 ‘TV 올스타 기획전’도 연다.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 축산코너에 할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 축산코너에 할인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분위기를 맞아 늘어나는 해외 여행객 잡기에도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겨울 시즌 행사를 진행한다. 진행 중이던 환율 보상 이벤트를 확대해 기존에 70만원이던 보상금액을 최대 93만원까지 늘렸다.

온라인 쇼핑업계 역시 조용히 마케팅을 재개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오는 30일까지 ‘블랙위크’ 기획전을 연다. 최대 할인율이 90%에 달한다. 풀무원도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11월 한 달간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샵)풀무원’에서 ‘#(샵)풀페스타’를 진행한다. 풀무원, 올가홀푸드, 풀무원녹즙, 풀무원다논 등 풀무원의 모든 브랜드 제품을 최대 50% 할인가에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동안 침체된 소비심리가 이제야 반등하나 했는데 사회적 참사가 벌어져 유통업계도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애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마케팅 행사를 하자는 분위기다. 광고, 홍보, 이벤트는 최소화하고 상품 할인 행사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