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서울청 보고 아닌 소방청 연락받고 참사 파악
이태원 참사가 난 지난달 29일 밤 경찰청은 직할하는 서울경찰청이 아닌 소방청의 연락을 받고 비상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찰, 소방당국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10시56분께 소방청에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소방청은 경찰청 상황실에 구급차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인근 교통을 통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참사가 시작된 지 41분 뒤다.

당시까지 이태원의 상황을 몰랐던 경찰청 상황실은 서울청 상황실과 용산경찰서 상황실을 통해 오후 11시15분께 압사 참사가 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는 이미 이태원에서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방당국의 집계가 나온 시점이었다.

정상적인 보고 체계가 작동했다면 이태원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서 서울청, 경찰청으로 보고가 신속히 상향해야 하지만 이날은 거꾸로였던 셈이다.

경찰청의 확인 연락을 받은 뒤 서울청 상황실 팀장은 5층 상황실을 이탈해 10층 본인의 사무실에 있던 류미진 상황관리관에게 오후 11시39분 이태원 상황을 처음 보고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서울청은 서울 시내 112 신고를 가장 먼저 접수하는 만큼 참사가 시작된 당일 오후 10시15분 이후 이태원에서 쇄도하는 112 신고로 참사 발생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1시간 10여분 가량 이런 긴급 상황을 상급 기관인 경찰청과 상황관리관은 물론 직속상관인 서울청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던 셈이다.

서울청은 이튿날인 10월30일 오전 0시2분에서야 비로소 경찰청 상황실에 이태원의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을 공식 보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