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의 파격…"지구 지키자" 아시아 최고의 젊은 예술가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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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
리움미술관, 아시아 작가 '구름산책자' 기획전
리움에서 이런 기획이?
아시아 작가 작품 45점
미래 상징 '구름' 주제
기후변화 등 문제 다뤄
겐고 구마의 '숨'
종이접기 방식 접은
신소재로 만든 작품
車 9만대 매연 흡수
리움미술관, 아시아 작가 '구름산책자' 기획전
리움에서 이런 기획이?
아시아 작가 작품 45점
미래 상징 '구름' 주제
기후변화 등 문제 다뤄
겐고 구마의 '숨'
종이접기 방식 접은
신소재로 만든 작품
車 9만대 매연 흡수

명작들의 향연으로 유명한 리움이지만 올 들어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들의 ‘이름값’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거장들의 작품으로 눈 호강을 시켜줬던 리움이 30대 컴퓨터 예술가의 애니메이션 작품(이안 쳉: 세계건설)과 젊은 국내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아트스펙트럼 2022)을 대거 소개하면서다. 신선한 작품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박수를 보내는 이도 많지만 리움에서 세계적 걸작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금 리움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세계 정상급 미술관 만들겠다”
2일 리움에서 만난 곽준영 전시기획실장은 “리움이 세계 정상급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리움은 2004년 개관 이후 관람객에게 격조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국민에게 소개할 수 있는 건 리움뿐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리움 외에도 훌륭한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 여럿 생겼다. 빈미술사박물관 등 세계 최고 미술관·박물관들도 한국에 흔쾌히 작품을 빌려주고 있다. 곽 실장은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참신한 기획전을 자주 열어 미래 사회의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제시한다”며 “리움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관한 전시를 더 자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리움의 기조 변화는 지금 열리고 있는 ‘구름산책자’ 전시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아시아 예술’을 주제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리움에서 이런 유형의 기획전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에 나온 24명(팀)의 작품 45점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미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과거사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다른 아시아 관련 전시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시회 제목에 쓰인 ‘구름’부터가 ‘미래’를 상징한다. 구름을 뜻하는 영어 클라우드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 온갖 데이터베이스를 수용하는 곳으로 활용된다.
‘미래적’ 작품들의 향연
구름산책자 전시회장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거대한 척추 모양의 조형물은 일본 현대건축 거장 겐고 구마(68)의 ‘숨(SU:M·2022)’이다. 주름이 잡힌 패브릭을 일본 종이접기 방식으로 접어 천장에 매달았다.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신소재로 제작한 덕분에 이 작품 하나가 자동차 9만 대의 1년 치 오염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 리움은 “겐고 선생이 ‘아시아 사람들이 제시하는 미래’라는 전시 주제를 듣고 흔쾌히 출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고 젊은 작가들 총집결

전시장에는 20대 작가 연진영(29)이 패딩 300벌로 만든 기둥 겸 의자 ‘패딩 기둥’, 미국 최대 독립 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단편 최고상을 받은 웡핑(38)의 영상 작품 ‘우화2’, 도넛 모양의 연기 고리를 내뿜는 A.A.무라카미의 설치작품 ‘영원의 집 문턱에서’ 등 진중한 문제의식과 참신함을 겸비한 작품들이 무수히 많다.
겐고를 제외하면 일반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작가들인데도 전시 수준은 거장들의 걸작전 못지않다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전시는 내년 1월 8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