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엄중한 안보 상황…한일 안보협력 어느 때보다 중요"

"美 핵우산 제공의 구체적 방식 관련, 한일 대화 진전돼야"
3년 만에 열린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 앞선 약식 기자회견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엄중한 안보 상황을 비춰볼 때 한일 간 안보협력은 어느 때보다도 중대성이 강조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개회식에 앞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합동총회에서 한일 군사협력도 구체적으로 논의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오전 북한이 연이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약식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묵과할 수 없다.

북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우리는 확고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결연한 대응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때마침 3년 만에 재개된 양국 의원 합동회의에서 외교안보위의 토론을 통해, 양국의 안보협력 방안이 심도 있고 밀도 있게 논의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핵 공격 억제와 관련한 규탄 결의안을 우리(국민의힘)가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아서 결의안조차 발의가 안 됐다"며 "북의 도발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도 했다.

이어 "일본은 (북한 도발에 대해) 철저한 대피 훈련을 시행 중이지만 우리의 국민 안전 대응 훈련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국민 안전 대응 훈련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주기를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점증하는 도발과 맞물려 여당 내 '전술핵 배치'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선 "핵은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억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이런 문제들은 한일 양국의 밀도 있는 대화를 통해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다만 저는 지금까지 핵 자체 개발이나 영토 내 전술핵 재배치 등 표현을 쓴 적은 없고, 확장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표현은 쓴 적 있다"며 "미국의 핵우산 제공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마련될지 한일 간 실효성을 담보한 구체적 대화가 진전돼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한일 현안에 대해 일본 측과 논의하느냐는 질문엔 지난 4월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의 방일, 뉴욕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등을 거론한 뒤, "최근 김포-하네다 운행이 재개되고 양국 간 사증 면제가 정상화되는 등 교류 확대 조치가 있었다"며 "양국 관계 개선이 실천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시에 역사 갈등 쟁점이 남아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는 외교 채널을 통해 접점을 찾고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양국 간 뜨거운 감자인 옛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의 해법과 관련해선 양국 정상 간 신뢰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일 뉴욕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신뢰가 싹트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한일 양국 정상들이 신뢰회복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했고, 그런 의지를 확인한 바 있어서 한일 양국 정상이 계속 회동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유익한 시그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양국 간 늘 쟁점으로 남아 있는 과거사 문제가 지난 몇 년간 양국 관계 대화를 경색으로 몰아가는 요인이 됐지만, 양국 모두 새 정부가 들어섰고 새 출발선에 있기에 새로운 미래 설계를 갖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은 정 위원장과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자민당)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공지됐지만, 기자회견은 정 위원장 단독으로 열렸다.

한일의원연맹 측은 이와 관련 "실무적 착오"라고 설명했다.

약식 기자회견 후 한일·일한 의원연맹은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연 뒤 오찬을 함께 한다.

양 의원연맹 합동총회는 코로나 사태로 3년 만에 열리게 됐다.

오후엔 국회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일·일한의원연맹 상임위원회 합동회의를 이어간다.

안보외교, 경제과학, 사회문화, 법적지위, 미래 등 5개 상임위가 합동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양 연맹 간사장은 합동회의 결과를 토대로 공동 기자회견을 연 뒤, 박진 외교부장관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