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폭행·뺑소니·재물손괴…인천경찰 기강해이 심각
최근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의 범죄나 비위행위가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은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운전자 폭행에 '뺑소니'까지 갖가지 범죄를 저질렀다가 적발됐다.

적용된 죄명을 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도주치상, 음주운전, 재물손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달 28일에는 술에 취한 경찰 간부가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 미추홀서 소속 A 경감은 당일 오후 7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도로를 주행하던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인 60대 남성의 머리를 주먹으로 2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 경감은 택시기사와 시비를 벌이지도 않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택시기사는 경찰에서 "술에 취한 승객(A 경감)이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때렸다"고 진술했다.

인천 연수서 소속 B 순경은 추석 연휴인 지난 9월 9일 훔친 차량으로 뺑소니 사고를 냈다가 적발됐다.

B 순경은 당일 0시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타고 10분가량 운전하다가 합정역 사거리에서 택시를 들이받고도 달아났다.

당시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었다.

B 순경은 사고 직후 차를 버리고 버스를 타고 도주했으나 한 달 만에 범행 사실이 발각돼 직위해제와 함께 대기 발령 조치를 받았다.

지난달 12일에는 인천경찰청 기동대 소속 C 경위가 술에 취해 주차된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출동 경찰관과도 실랑이를 벌이다가 체포됐다.

지난 9월 14일에는 인천 중부서 소속 D 경장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7월 말에는 중부서 소속 순경이 한밤중에 술에 취해 여자중학교에 무단으로 침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2일에는 인천시 서구 한 호프집에서 패싸움한 남녀 5명을 경찰에 체포하지 않고 귀가시켰다가 1시간 뒤 신고자인 업주가 보복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관들은 자신들의 제지도 무시한 채 싸움을 한 피의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으나 귀가 조치하면서 부실 대응 지적이 나왔다.

인천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최근 동료 경찰관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적발되는 사례가 계속해 나오고 있어 걱정"이라며 "아무리 주의를 줘도 술과 관련된 범죄는 막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