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16조3천600억원…레고랜드 우려·은행이자 매력 부각
법인 MMF도 135조원대…비상자금 확보 차원인 듯
개인들 MMF에서 대거 돈 뺐다…설정액 역대 최저치
개인들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대거 자금을 빼가면서 설정액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개인 MMF 설정액은 16조3천5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투협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 최저치다.

3분기 말(지난 9월 30일) 기준 개인 MMF 설정액이 17조7천54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에만 1조3천949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올해 초(1월 3일 23조544억원)와 비교하면 자금 유출 경향은 더욱 확연하다.

법인 MMF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5조2천851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124조3천260억원)과 비교하면 설정액이 늘어났지만, 지난 5월에는 150조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인만큼은 아니어도 법인 역시 MMF에서 자금을 빼간 셈이다.

MMF는 통상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고객 입장에서는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입출금 계좌처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수익률도 누릴 목적으로 '임시 대기장소'처럼 MMF를 활용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MMF는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고채나 만기가 짧고 신용등급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기업어음(CP) 등 단기물들을 담는다.

최근 MMF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주된 배경 중 하나는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매력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MMF의 수익률이 0%대인데 비해 시중은행 금리는 연 3∼4%대로 높아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MMF에 있던 자금을 빼서 은행으로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최근 단기자금시장 경색 이슈가 불거진 점도 MMF 관련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통화에서 "MMF에는 우량한 신용등급의 채권들이 담김에도 불구하고,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지자체 보증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기업어음(CP)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유통이 어려워진 법인들이 MMF에 대기시켰던 자금을 '비상자금'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MMF와 관련한 법인의 투자심리는 개인들만큼 민감하지는 않다"면서도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탓에 MMF의 대기성 자금을 뽑아 비상자금 성격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