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고국서 눈 감은 고려인…"시신 운구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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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고국서 눈 감은 고려인…"시신 운구 지원 필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211/PYH2022110103790001300_P4.jpg)
1일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에 거주하던 A(25)씨가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숨졌다.
A씨는 한국에 먼저 정착한 아버지를 따라 1년 6개월 전쯤 국내로 입국했다.
이후 전체 주민 중 고려인과 중국인 동포 등 외국인이 절반에 가까운 인천 함박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유치원 강사로 취업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다고 한다.
사회 초년생인 그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회사 동료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지인 방 타치아나(38)씨는 "사고가 나기 전 전화할 때 A씨가 다른 친구랑 이태원에 간다고 했다"며 "참사 뉴스를 보고 바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고 착한 친구였다"며 "여행도 좋아해서 부산에 갔던 기억도 난다"고 떠올렸다.
A씨의 시신은 참사 직후 용산 한 병원에 안치됐다가 경기도 을지대의료원 의정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병원에 안치된 러시아 국적 피해자 4명 가운데 2명이 고려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망 소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 국내외에 거주 중인 고려인들에게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A씨의 어머니가 사는 러시아 나호드카로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항공편 대신 배편을 수소문하고 있다.
항공편은 대기 기간이 길고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경유를 이용해야 해 1천3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관계자는 "유가족이 먼저 600만원에 육박하는 배편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나중에 한국 정부가 실비로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어려움이 크다"며 "외국인의 경우 위로금을 선지급하는 방안을 외교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 데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원단체 '고려인너머' 관계자는 "A씨 어머니가 있는 러시아로 시신을 운구하려 하고 있는데 비용이나 절차에 대해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어디로 문의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