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내 영향력 높이며 미국 상대 외교전 나설 듯 브릭스 활동 강화하되 '중국 약진' 견제…"원자재 일변도 수출국 벗어날 것"
2003∼2010년 연임에 이어 내년부터 '3기 룰라 정부'를 이끌게 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천명한 국정 운영 비전 중 하나는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배곯는 국민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복지 정책을 강화하면서도 나랏빚을 해결하고 세계 8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8년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그의 포부에 지지자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룰라 당선인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브릭스(BRICS) 참여 및 활동 강화를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서의 브라질 위상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주축이 돼 결성한 경제공동체다.
인접국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칠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수리남, 가이아나, 볼리비아 등 7개국은 준회원국이다.
다른 경제 공동체보다 국제적인 영향력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최근 다른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교류의 증대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 역시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을 꾸준히 마련해 왔다.
룰라 당선인은 과거 재임 시절 메르코수르 내 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실리 외교를 펼친 바 있다.
특히 미국 주도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항해 메르코수르를 띄우면서 중남미를 '지정학적 뒷마당'으로 여기는 미국의 신경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룰라 당선인은 3기 정부에서도 메르코수르를 대미 외교전의 중요한 무기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구성한 협력체인 브릭스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룰라 당선인은 과거 재임 시절 브라질을 브릭스의 주요 구성원으로 부상시키는 한편 중산층 체질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특히 브라질은 중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룰라 정부 시절이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회복을 위한 신흥국가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친밀감은 두꺼워졌다.
2004년에는 브라질·중국 고위급 위원회 창설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과는 8차례나 만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국 간 교역 규모도 급격히 그즈음 늘기 시작했다.
최근 수년간 브라질 최대 수입·수출국 리스트 수위는 항상 중국 차지였다.
지난해의 경우 브라질의 중국 투자액은 8조원(60억 달러)에 달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전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브라질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 비중은 13.6%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는 계속해서 끈끈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묘한 변동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룰라 당선인은 경제인과의 만남에서 브라질 내 중국의 약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중국 분석 전문단체 '차이나 프로젝트'는 브라질의 대선 관련 전망에서 "중국에 대한 (룰라의) 입장이 우호적일지 어떨지 불분명하다"며 "브릭스에 접근하는 방식과 중국의 일대일로에 접근하는 방식 두 가지에 어떤 차이를 보일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룰라 당선인은 "브라질을 원자재 일변도의 상품 수출 의존국으로 머물게 하는 협정 대신 공정한 세계 무역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남미 경제를 이끄는 중심국인데도 대두, 철광석, 석유, 사탕수수당 등 원자재 판매에 의지하고 있는 브라질 의 무역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이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을 촉진하는 최대 8000억 유로(약 1229조원) 규모의 자금 동원 계획을 내놨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유럽 재무장 계획’을 공식 제안했다. 이번 계획은 국방 부문에 EU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하는 국가별 예외조항을 발동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회원국이 국방비에 공공자금을 적극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조치다. 재정준칙에 따라 회원국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각각 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현재 전체 27개 회원국 가운데 NATO에 속한 23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1.99% 수준이다. 예외조항 발동으로 회원국이 국방비를 GDP의 1.5%가량 늘리면 4년간 6500억유로(약 998조원)가량의 재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폰데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설명했다.다만 이번 국가별 예외조항은 특정 회원국에 대한 재정준칙 적용을 일시 유예하는 것으로, 모든 회원국에 일괄 적용되는 일반적 예외조항과는 다르다.집행위는 EU 공동예산을 활용해 1500억 유로(약 230조원)의 차관을 제공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자금은 방공 체계, 미사일, 드론 등 군사장비를 회원국들이 공동 조달하는 데 활용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쓸 수 있다.이번 구상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유럽에 제공했던 ‘안보 우산’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 파행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한 직후 나온 대책이기도 하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인들은 미국의 지원, 그리고 수
멕시코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멕시코산 제품 25%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했다.4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결정에 관세·비관세 조치로 맞대응한다”며 “오는 9일 대통령궁 앞 소칼로 광장에서의 군중 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관세 품목을 발표하겠다”고 발표했다.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트럼프 정부 결정에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 내 상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 시민과 기업 모두에 초래될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결정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다만 멕시코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벌이려는 의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외신들을 이 발언을 지속적인 협상 의지라고 해석했다.미국은 이날 0시 1분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중국에 대해 10%+10% 세율 적용을 시작했다. 캐나다와 중국은 이미 이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멕시코 증시는 전날 오후에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페소화 환율도전날과 비교해 달러 대비 약 1% 상승해 평가절하됐다.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미국의 한 10대 아시아계 소년이 자신이 지원했다가 불합격된 일부 명문대학들을 상대로 인종차별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출신 소년 스탠리 종(19)의 사연을 보도했다.스탠리는 매년 2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응시하는 시험인 SAT(대부분의 미국 대학에 지원하는 데 쓰이는 표준화 시험)에서 15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단 2000명의 학생 중 한 명이다.스탠리의 고등학교 학부 성적은 4.0 만점에 4.42였으며, 그는 고등학교 졸업도 전에 구글로부터 박사급 직무 제안을 받았다. 컴퓨터 과학을 전공할 계획이었던 스탠리는 고등학생 시절에도 전자 문서 서명 플랫폼인 '래빗-사인'이라는 스타트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버드나 MIT에 입학할 것으로 예상됐던 스탠리는 메사추세츠공과대(MIT)·UCLA·캘리포니아공대(칼텍)·스탠퍼드·UC버클리 등 16개 대학에 지원했으나 모두 불합격했다.스탠리를 받아준 대학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합격률 31%)와 메릴랜드 대학교(합격률 44%) 뿐이었다.충격을 받은 스탠리의 아버지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있어 더 높은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그저 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절 통보가 하나둘씩 오기 시작하더니 계속됐다. 놀란 마음이 점점 좌절감으로 변했고, 결국 분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결국 스탠리의 아버지는 스탠리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확신했고, 스탠리를 거부한 대학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 고소장에는 "스탠리의 입학 결과는 그가 박사 학위 또는 동등한 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구글의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