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영상·허위사실 유포 그만"…커지는 자정 목소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최악의 압사 사고와 관련 참혹한 영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30일 정오 현재까지도 사고 현장을 담은 처참한 영상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들에는 인파가 몰려 서로 소리를 지르는 모습부터 사람들이 엉켜 누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 시신들을 길가에 뉜 모습까지 모자이크 없이 고스란히 담겼다.

트위터에서는 "방금 죽다가 나왔다. 초반에는 우측통행이 그래도 있었는데, 가파른 상태로 위에서 미니까" 같은 목격담도 올라왔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퍼 나르는 경우도 보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지금까지 확산한 설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밀어"라고 하면서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 한쪽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는 클럽 음악을 틀고 흥겹게 놀고 있었다는 묘사, 이번 사고에 마약이 연관돼 있다는 소문 등이다.

이와 관련해 이용자들은 피해자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허위사실을 퍼트리지 말자는 글을 올리며 '자정 작용'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누리꾼은 인터넷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고 난 후 '뒤로'라고 다들 외친 것인데 뒷사람들이 사고 난 걸 몰라서 잘못 듣고 '밀어'라고 외친 게 영상에 찍힌 것이고, 사고 직후 인근 가게들은 음악 껐는데 시신이 너무 많아서 대로로 옮기다 보니 음악이 켜진 가게들도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CPR 받는 영상 퍼트리는 것도 자제했으면 좋겠고, 압사 사고인데 마약이라느니 하는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트위터 사용자도 "심폐소생술이 직업이지만 영상을 보고 심하게 충격받았다. 제발 올리지 말라"고 했다.

사고가 난 지 반나절이 지나면서 사고 현장 전달보다는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면서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한편, 소셜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인 '썸트렌드'에 따르면 '이태원'과 관련한 검색은 28일 총 4천738건(블로그 380건·뉴스 66건·트위터 4천292건)에서 29일 총 2만6천63건(블로그 136건·뉴스 104건·트위터 2만5천823건)으로 폭증했다.

또 이태원과 관련한 연관 검색어는 10월 3주 차에는 '맛있다', '추천하다', '즐기다', '분위기 좋다'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10월 4주 차에는 '안전', '잘못되다', '범죄', '난리 나다', '무섭다' 등이 주를 이뤄 대조적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