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립공원사무소 "내년 상반기에 복구공사…하반기엔 개방"
억새 군락지 경주 무장봉 올해 못 봐…태풍 피해로 탐방로 통제
억새 명소로 꼽히는 경북 경주 무장봉 일대가 태풍 피해로 인해 통제돼 주민과 관광객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26일 국립공원공단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경주와 포항 일대를 휩쓸고 간 뒤 경주시 암곡동 무장봉 일대 탐방로가 크게 훼손됐다.

계곡을 따라 형성돼 있는 탐방로가 불어난 계곡물과 토사로 심하게 파손되는 바람에 정상적인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태풍이 지나간 이후부터 무장봉 탐방로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무장봉뿐 아니라 아래 암곡동 마을도 수해로 피해가 크다.

마을 논밭이 토사에 잠겼고 집이 침수됐으며 울타리와 길이 무너졌다.

현재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만 도로가 임시로 개통됐고 하천 주변 둑과 경사면도 임시로 복구됐을 뿐이어서 항구 복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주시나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현수막을 통해 탐방로 차단을 안내하는 한편 차단기를 설치하고 직원을 배치해 출입을 막고 있다.

억새 군락지 경주 무장봉 올해 못 봐…태풍 피해로 탐방로 통제
이 소식을 모른 채 외지에서 무장봉을 구경하러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무장봉 주차장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가을엔 무장봉에서 억새 평원을 즐기러 찾곤 했는데 와보니 들어갈 수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토함산 자락 무장봉은 1990년대만 해도 경주시민들도 잘 모르는 해발 624m의 평범한 산이었다.

1970년대 초부터 1996년까지 이곳에서 동양그룹이 운영한 오리온목장이 문을 닫은 뒤 목초지에 억새가 자라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방영한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가을이 되면 계곡 단풍과 정상부 145만여㎡ 땅에서 억새가 흩날리는 장관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가을 분위기를 느끼려는 탐방객이 늘고 있다.

무장봉은 2019년에도 태풍으로 탐방로 일부가 파손된 적 있다.

그러나 당시엔 파손 규모가 작았고 금방 복구했기 때문에 탐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워낙 피해가 크다가 보니 내년 상반기에나 복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주국립공원에서는 무장봉 탐방로뿐만 아니라 불국사에서 석굴암에 이르는 길을 비롯해 단석산 일부 구간 등 모두 5곳의 탐방로가 부분 또는 전면 통제되고 있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무장봉 탐방로는 내년 상반기에 40억원을 들여 복구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개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억새 군락지 경주 무장봉 올해 못 봐…태풍 피해로 탐방로 통제
억새 군락지 경주 무장봉 올해 못 봐…태풍 피해로 탐방로 통제
억새 군락지 경주 무장봉 올해 못 봐…태풍 피해로 탐방로 통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