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석 권력기반 강화" 평가…"대만 위기 고조시 北이 도발구실 삼을수도"
외교부 "새 中지도부와 상호존중 기반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
박진, 中 새 지도부 출범 관련 "정상 축전 신중 검토중"(종합2보)
박진 외교부 장관은 24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중국 최고지도부가 새로 출범한 것과 관련해 "축전 문제를 포함한 관련 사항들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앞서 축전 발송 계획과 관련,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 20차 당대회(16∼22일) 직후인 23일 개최된 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정부는 과거 중국 당대회 때도 중국 최고지도자에게 정상 축전을 보낸 전례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시 주석이 2012년 중국 18차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됐을 때 축전을 전달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19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에게 연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전날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직후에 발 빠르게 관계 강화를 다짐하는 축전을 보냈다.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이처럼 신속하게 축전을 보낸 전례가 없었다며 "요 며칠 김정은 분위기를 보면 완전히 로또 맞은 기분"이라며 "북한과 중국 사이 혈맹관계가 더 강화돼 북한의 비핵화가 더 어렵게 됐단 전망이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장관은 중국의 이번 20차 당대회와 관련,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이 강화된 것으로 일단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간의 갈등이 계속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국익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이나 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과 관련해선 "다자회의 일정을 지금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8월 한중 수교 30주년 당시 윤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정상간 대면소통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바 있다며 "양국 정상이 편리한 시기에, 적절한 시점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시 주석과 대면회담을 하면 시 주석이 답방할 차례라고 얘기할 계획이 있느냐'는 태 의원의 지적에는 "양국의 외교일정을 비롯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 가면서 중국과 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자체적으로 구상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 "이 지역에 있는 주요 국가들과 협의 중"이라며 "중국은 20차 당대회를 거치며 새로운 외교정책을 앞으로 내놓을 텐데 그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의 인태 구상이 한국의 외교기조에 맞게 이뤄지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만 해협에서 미중 충돌이 불가피하고 한국이 선택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는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지적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고 우리 정부는 일방적인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유사시 한국의 시나리오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며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고조되면 북한이 이것을 도발의 구실로 삼을 수 있고 그런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대만 통일 전쟁'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 집권 3기에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역내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며 한중관계에도 다양한 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새로 출범한 중국 지도부와 함께 "상호존중과 호혜 정신을 기반으로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