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재단 "병사가 84명, 계급 낮아도 현장 리더로 솔선수범"
6·25전쟁 美훈장 받은 미군 146명에 韓무공훈장 수여 추진
6·25전쟁에 참전해 미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미국 장병 146명에게 한국군 무공훈장도 수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이들 장병의 공적을 담은 '146명의 영웅들, 한국전쟁시 미국 명예훈장 수훈자의 기록' 책자를 발간한다고 23일 밝혔다.

146명은 6·25 참전 미군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미국 최고의 전투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이들이다.

이들은 병사 84명, 부사관 24명, 장교 37명, 장군 1명으로 이등병부터 소장까지다.

1899년생 윌리엄 딘 소장이 최고령이고 1935년생 찰스 바커 일병이 최연소자다.

1950년 7월 20일부터 정전 이틀 전인 1953년 7월 25일까지 피 흘리며 싸운 이들이 훈장을 받았다.

온몸으로 수류탄 폭발을 막은 윌리엄 보 일병·제리 크럼프 상병·잭 대이븐포트 상병, 총상을 입고도 후송을 거부한 토니 버리스 중사, 탈출 가능성이 없음을 알고도 쓰러지기 전까지 7명을 사살한 스탠리 크리스찬슨 일병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은 "계급이 낮은 병사들도 전투 현장의 리더 역할을 하며 동료들을 격려하고 용맹하게 솔선수범했다"고 평가했다.

장군과 장교들도 이역만리 한반도에서 목숨을 바쳤다.

미 육군 24사단장이던 딘 소장은 대전이 함락되자 지휘부와 함께 이동하는 것을 거절하고 전선에 남아 낙오 부대들을 재조직, 전투를 지휘하고 부상자들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는 수류탄 투척을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적 총격으로 수류탄을 떨어뜨렸고 통증과 출혈로 이를 다시 던질 수 없게 되자 떨어진 수류탄을 휘감았다.

재단은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생존한 수훈자 10여명을 확인하고 초청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146명에 대한 한국군 무공훈장 수여를 추천할 방침이다.

합참의장을 지낸 정승조 재단 회장은 "당시 미국 군인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싸웠다"며 "우리 국민이 동맹국 참전용사의 헌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림으로써 6·25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닌 '고귀한 전쟁'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후세를 교육하는데 유용한 실증자료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책자는 오는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22-2 한미동맹 미래평화 컨퍼런스'에서 공개된다.

이 행사에서는 제1회 윌리엄 웨버 대령 한미동맹상 시상식, 제4회 역대 한미연합사령부 지휘관 포럼 등이 있을 예정이다.

웨버 대령은 6·25전쟁에서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었으며, 전역 후에는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비와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헌신했다.

한국전 참전비인 19인 용사상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각종 행사에서 왼손으로 경례를 하던 모습이 투혼과 희생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웨버 대령 부인 애널리 웨버 여사가 시상자로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