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입양한인 "친부모께 손녀를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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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1월 23일 입양기관인 한국사회봉사회를 통해 네덜란드에 입양된 에리카 빌레미엔(한국명 서준희·48) 씨는 "그분들이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분들이 잘살고 계셨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서 씨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 따르면 그는 1975년 12월 1일 오전 1시 15분쯤 부산시 서구 암남동에 있는 보육원인 '소년의 집' 앞에서 발견됐다.
당시 두 살 정도였던 그를 발견한 사람은 왕○현 씨(부산 중구 거주 24살 운전사)다.
기록에는 포대기와 기저귀 2장, 분홍색 셔츠 1장이 함께 발견됐다고 나온다.
그러나 친부모의 이름, 생년월일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서 씨는 이후 서부경찰서를 통해 부산 남광보육원에 인계됐다가 네덜란드로 갔다.
그의 추정 생년월일은 1974년 12월 4일이고, 출생지는 부산이다.
농부인 양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생활한 그는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예술학교에서도 공부했다.
졸업 후 사진작가와 예술가로 일한 그는 모국을 방문해 몇 달 동안 예술 관련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한국에서 입양된 같은 처지의 남편과 사이에 두 딸을 뒀고, 현재 로테르담의 한 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1993년 가족 찾기를 시작한 그는 자신을 처음 발견한 왕 씨를 찾았지만, 몇 년 후 그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2004년 소년의 집에서 일하던 사람을 통해 누군가를 찾았지만, 이 정보 또한 잃어버렸다.
서 씨는 만일 가족을 만난다면 "잘 살았다고, 더는 저에 대해 걱정은 하지 말라.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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