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회식 선호" 6.9% 그쳐…정철우 경찰대 교수 논문
꼭 술마셔야 하나요…경찰관들 "점심·차담으로 회식 충분"
보수적인 경찰공무원 조직의 회식문화에 대한 생각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관들은 가장 선호하는 회식 방식으로 점심식사를 꼽았다.

식사 대신 차를 마시는 걸로 충분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23일 정철우 경찰대 경찰학과 교수의 논문 '경찰 조직의 회식문화 개선 연구'를 보면 조사 대상 경찰관 635명 가운데 24.3%가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회식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식사를 같이하는 건 꺼리지만 꼭 만나야 한다면 점심을 각자 알아서 먹은 뒤 커피나 음료를 같이 마시는 자리를 하는 게 좋다는 응답이 13.5%였다.

이같은 응답을 두고 정 교수는 '모여서 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전통적 회식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차담' 회식 문화가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봤다.

이밖에 영화 관람과 같은 문화생활 12.4%, 술 없는 저녁 식사 11.3%, 볼링 등 운동 8.5% 등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전통적 형태의 '술자리 회식'을 선호한다는 경찰관은 6.9%에 그쳤다.

이마저도 1차에서 자리를 마친다는 전제를 달았다.

회식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9.9%로 조사됐다.

꼭 술마셔야 하나요…경찰관들 "점심·차담으로 회식 충분"
회식 일정은 미리 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적어도 일주일 이전에 알려줘야 한다는 응답(44.7%)이 가장 많았고, 2주 전(25.8%)과 한 달 전(19.3%)이 뒤를 이었다.

아무 때나 알려줘도 상관없다는 응답자는 11.2%였다.

연구는 경찰관 825명(남성 722명·여성 103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회식 유형 등을 자유롭게 적게 한 뒤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자의 연령대 비중은 40대(31.3%)와 30대(30.4%), 50대(28.8%)가 각각 30% 안팎이었고 20대가 9.3%였다.

논문은 학술지 경찰학연구 최신호에 실렸다.

정 교수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일과 이후 개인시간 보장과 자율성"이라며 "이에 따라 경찰 조직의 회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식 변화를 수용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상의하고 결정해야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는 회식의 진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상사들이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