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트로버트 조용한 판매왕」문학동네
출처: Photobank gallery/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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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람들이 사고 싶은 것은 4분의 1인치짜리 드릴 날이 아니라 4분의 1인치짜리 구멍이다”라는 시어도어 레빗의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객은 문제가 해결되길 원하지, 문제를 해결해줄 도구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어떤 곳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아픈지 모르고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이 불편할 때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어딘가 잘못됐다는 사실뿐이다. 어떤 치료와 처방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의사가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고 어디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한 뒤에야 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

영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해줄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다른 점은 의사의 질문에는 환자가 샅샅이 자신의 증상과 문제를 대답하지만, 영업자에게는 고객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업자인 우리는 고객의 방어적인 태도를 최대한 누그러뜨림과 동시에 우리가 고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정확하게 저희가 뭘 할 수 있고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을 드리기에 앞서, 먼저 몇 가지 여쭤보도록 할게요. 그래야 고객님께 딱 맞는 솔루션을 마련할 수 있거든요. 괜찮으실까요?”

이렇게 물어보는데 거절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물건을 원하고, 누구나 상대가 내 말에 정말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그저 숫자나 매출로 보고 있는지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진짜 고민을 파악하는 일은 어렵지만, 파악하는 순간 ‘영업의 길’이 보인다.

영업자가 아닌 컨설턴트의 마음으로

고객의 진짜 고민을 파악하고,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고객을 도와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 다시 말해 컨설팅을 해야 한다. 영업자는 영업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 나아가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게 아니라 고객이 가진 문제에 관해 컨설팅을 해서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영업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고객을 밀어붙이거나 구매를 강요하는 대신 고객의 진짜 고민을 파악하고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영업용으로 준비된 말을 달달 외우지 말자. 상대의 필요를 먼저 이해하고 우리 상품이 가진 이점을 잘 설명해주는 컨설팅을 하자. 그게 바로 영업자가 할 일이다.

영업자가 미팅에서 혹은 문의 전화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아닌 한 걸음 물러나서 다음 문장으로 대화를 여는 것이다.

“음,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무엇인가요? 어떤 걸 도와드리길 원하시나요?”

팔지 말고 컨설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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