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원내대표 "선거 이기면 제동"…상원 원내대표는 지원 주도
美공화, 우크라지원 놓고 집안싸움?…상·하원 수장 입장차 극명
미국 공화당의 쌍두마차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두고 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지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대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다음 달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지형이 바뀔 경우 공화당 내 상하원 수장 간 입장차가 표면화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 지원에 제동을 걸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상원은 양당이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매카시 원내대표의 말처럼 지금과 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지원에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그 수장인 매카시가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정부의 예산 배정 요청을 하원 차원에서 퇴짜를 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매카시는 최근 미 매체 펀치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내년 경기침체 우려 속에 '묻지마' 식으로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폴란드 등 다른 유럽 동맹이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계속 지원할 것이란 점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달 의회가 123억 달러의 군사·경제 지원안에 대한 임시 지출 조치를 승인할 때도 매코널은 찬성표를, 매카시는 반대표를 각각 던진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0일(현지시간) 이런 지점을 지적하면서 "선거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두 사람 간 첫 주요 정책 차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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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국이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고,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상당히 축소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의회 지형 변화가 현실화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전인 연말 의회 레임덕 세션에 대규모 예산안 패키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새 의회에서는 공화당 하원의 반대로 예산법안이 거부될 수 있어서다.

다만 매코널과 매카시 원내대표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대한 엄격한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민주당에 요구하는 선에서 타협할 수도 있다고 공화당 소식통은 전했다.

지원은 하되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겠다는 것이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이 올해 초 이런 지출을 감시할 특별 감찰관을 두는 내용이 포함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발의해 현재 의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공화당이 하원 등을 장악하면 이 법안이 다시 물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물론 매카시 원내대표의 인식에 대한 당내 반발도 없지 않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공화당에 '내부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조심스레 나온다.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줄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美공화, 우크라지원 놓고 집안싸움?…상·하원 수장 입장차 극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