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유적지 모금함과 사찰 불전함 등의 돈을 훔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4·3 유적지 모금함에서 90만원 훔친 20대 영장
서귀포경찰서는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4·3 유적지에 있는 모금함의 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상 절도)로 20대 A씨에 대해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섯알오름 4·3 유적지 내 설치된 유족 지원을 위한 모금함을 드라이버로 강제로 뜯어 9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18일 오전 대정읍 한 사찰 불전함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5만원을 훔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섯알오름 시설 관계자 신고를 받고 15일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인근 폐쇄회로(CC)TV가 없고, 섯알오름에 하루에도 5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사흘 후인 18일 오전 10시 30분께 사찰 측 신고를 추가로 접수, CCTV 확인 등을 통해 4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후 2시 40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한 도로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사찰 불전함뿐 아니라 섯알오름 모금함에 있던 돈을 훔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A씨는 누범 기간 범행을 저질렀으며, 모금함에서 훔친 90만원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섯알오름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른바 '예비검속'이란 미명아래 무장대와 관련이 있다거나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수백 명이 군경에 죽임을 당한 뒤 암매장된 곳으로 제주 4·3 유적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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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