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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 하청근로자 임금, 원청 50∼70% 그쳐…더일하고 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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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로 이중구조 널리 알려져…대통령 지시로 대책 마련
    연평균 근로일수 원청 180일·하청 270일…하청 근로자들 건설 현장 등으로 떠나
    정부 대책에 전문가들 비판 목소리…"자율 해결 가능했다면 이 지경 됐겠나"
    조선업 하청근로자 임금, 원청 50∼70% 그쳐…더일하고 덜받는다
    조선업 원·하청 간 이중구조는 지난 30여년간 누적돼 고착화한 문제다.

    이는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사태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선업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대통령 지시가 있은 지 두 달여 만인 19일 조선업 원하청 '자율'을 기반으로 한 양극화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 조선업 심각한 불황…원청 동결·하청 하락으로 임금 격차 커져
    조선업은 글로벌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인력 수요의 변화가 커 수십 년간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확대됐다.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같은 원청은 적지 않은 일을 하청에 맡기는데, 이 하청업체들이 필요에 따라 물량팀(제2하청)에 다시 일을 맡기는 식이다.

    정부가 이번 대책 마련을 앞두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청 근로자의 임금은 원청 근로자의 50∼7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근로일수는 원청 180일, 하청 270일로 조사됐다.

    하청 근로자는 야근·특근이 잦고 쉬는 날에도 일할 때가 많아 원청 근로자보다 근로 시간이 훨씬 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 근로자들보다 더 일하고도 임금을 덜 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원청업체 사정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조선업은 2016년 이후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연도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7년 7천330억원에서 2019년 2천9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작년에는 무려 1조7천547억원의 적자가 났다.

    원청업체들은 2016년 이후 임금을 동결했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원청 근로자의 임금이 동결되는 동안 하청 근로자의 임금은 오히려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 커졌다.

    원청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하청에 지급하는 기성금(공사가 이뤄진 만큼 주는 돈)과 물량이 줄었고, 이는 고스란히 하청 근로자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올여름 파업에 나섰던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유최안 씨가 비좁은 철 구조물 안에 자신을 가두고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던 배경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만난 하청업체 대표는 "조선업은 안 그래도 일이 힘들고 위험한데 임금을 못 올려주니 근로자들이 건설 현장으로 떠나거나 농사나 짓겠다고 떠났다"며 ""이제 밀려난 단순 노무직만 남았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조선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2015년 20만3천명에서 지난해 9만3천명으로 대폭 줄었다.

    9만3천명을 소속별로 구분하면 원청 4만1천명, 하청 5만2천명으로 하청 근로자가 오히려 많다.

    조선업은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인다.

    해외 수주가 늘고 선가(뱃값)가 인상되면서 조선업 회복의 '골든 타임'이 오고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다만 주문받은 선박을 다 만들어 발주자에게 넘길 때 대금의 대부분을 받는 조선업 특성상 2023∼2024년까지는 경영 사정이 계속해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이 커진 지금이 해묵은 이중구조를 해소할 적기일 수 있다.

    조선업 하청근로자 임금, 원청 50∼70% 그쳐…더일하고 덜받는다
    ◇ 하청, 상생협의체 '들러리' 우려…"특별연장근로, 오래 일해서 생계 유지하라는 셈"
    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대책은 ▲ 원하청 공정거래 질서 확립 및 하도급 구조 개선 ▲ '인력 유입-재직 유인-숙련 형성' 선순환 체계 구축 및 인력난 해소 ▲ 산업재해·임금체불로부터 하청 근로자 보호 강화로 요약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특히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해법을 마련하면 정부가 실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기본 방향을 문제 삼았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자율적으로 해결이 가능했다면 이 지경까지 왔겠느냐"고 되물었다.

    김혜진 위원은 대우조선해양을 예로 들며 "이사진이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회사를 어떻게 팔아넘길까 고민하느라 단기적 이익만 따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중구조를 없애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재민 노동인권실현을위한 노무사모임 회장도 "정부는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이야기하는데, 무슨 강제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원청이 협약을 안 지키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공공부문 자회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상생협력체도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는 가운데 민간업체의 원하청 상생협의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청은 상생협의체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시급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조선업에 최우선 배정하겠다는 방침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혜진 위원은 "이주노동자를 늘리면 근로자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급증할텐데 정부가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숙련된 국내 근로자가 노동의 질에 걸맞은 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온당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연장근로 기간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은 청년 등 신규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과 모순된다는 주장도 있다.

    김재민 회장은 "특별연장기간 한도를 늘리면 인력은 당연히 유지되거나 줄어든다"며 "사업주 입장에서는 숙련공에게 일을 더 시키면 되는데 누가 '초짜'를 데려다 쓰겠냐"고 말했다.

    김혜진 위원은 "결국 하청 근로자는 '주 52시간'보다 훨씬 오래 일해서 생계를 유지하라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책에는 조선사들이 하청 근로자에게 원청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정규직이 되려면 시키는대로 꾹 참고 특별연장근로를 통한 엄청난 노동 강도를 감내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업 하청근로자 임금, 원청 50∼70% 그쳐…더일하고 덜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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