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메이 웡의 얼굴이 각인된 25센트 주화. /사진=연합뉴스
안나 메이 웡의 얼굴이 각인된 25센트 주화.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계 미국인의 얼굴이 새겨진 25센트 주화가 미국에서 최초로 유통될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조폐국이 중국계 여배우 안나 메이 웡의 얼굴이 각인된 25센트 주화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건국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옆모습이 새겨진 25센트 주화에 메이 웡의 얼굴이 각인된 것은 2020년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국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해 추진됐고, 미국 역사상 중요한 여성이 등장하는 특별 주화를 제작해 유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조폐국은 메이 웡 이외에도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마야 안젤루와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 샐리 라이드 등의 얼굴이 담긴 25센트 주화도 생산한다.

안젤루는 사상 최초로 미국 화폐에 등장하는 흑인 여성, 라이드는 미국 화폐에 등장하는 최초의 성 소수자로 기록될 예정이다.

조폐국은 2025년까지 모두 20명의 여성을 25센트 주화에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녀를 통틀어 첫 번째로 미국 화폐에 얼굴이 새겨진 아시아계 미국인인 메이 웡은 1905년 로스앤젤레스 차이나타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메이 웡은 단역 생활을 거쳐 17세 때인 1922년 첫 주연을 맡았다.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미녀 배우였지만 당시 영화에서 인종이 다른 배우들의 입맞춤 등 신체접촉을 금지하는 미국의 법 때문에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는 영화가 제한됐고, 메이 웡은 이 때문에 유럽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