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또 파행…野기동민 '최고존엄' 발언 놓고 설전(종합)
기동민 "앞뒤 다 자르고 김정은 '꼬붕' 만드는 것"
조정훈 "해선 안되는 농담…넘지 않아야할 선 있어"
[고침] 정치(법사위 국감 또 파행…野기동민 '최고존엄'…)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는 '최고 존엄' 발언을 둘러싼 의원들간의 충돌로 한때 파행했다.

전날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강릉 미사일 낙탄 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하던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기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사람 한 분이 북한군에 의해 그렇게 무참하게 그런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한 사안들"이라며 "우리는 자칫 했으면 수천명의 인명이 원인도 모르는 채 정말 큰 참사를 당할 뻔했다"며 낙탄 사고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자 조정훈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북한의 최고 존엄이 사과했다'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란 발언까지 있을 순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고 존엄'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 의원은 곧바로 "속기록을 읽어보겠다"며 "(발언의) 취지는 '최고 존엄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로 수정하겠다"고 했다.

[고침] 정치(법사위 국감 또 파행…野기동민 '최고존엄'…)
기 의원의 발언 취지 수정으로 종결되는 듯했던 '최고 존엄' 발언 논란은 이날 국감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기 의원이 먼저 신상발언을 신청해 입장을 밝혔다.

기 의원은 전날 자신의 발언 속기록을 읽은 뒤 "일종의 조롱이자 야유였는데 조 의원은 앞뒤 맥락을 다 잘라버리고 '기동민 의원이 북한 최고 존엄이 사과했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게 (국민들에게) 사과할 사안인가? 웃자고 얘기했더니 죽자고 달려드는 격이고 요즘 검찰 잣대로 보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며 조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조 의원도 신상발언을 신청해 "웃자고 한 농담이라고 하셨는데 그 농담은 웃을 수가 없는 농담이고 해서는 안 되는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맞받아쳤다.

조 의원은 "우리는 절대로 농담으로라도 (김정은을) 최고 존엄으로 부를 수 없다.

헌법수호 의무를 선서한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농담이 있고 할 수 없는 농담이 있다"며 "월북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 한 사람을 피격하고 소각했는데 그것에 대한 비난에 문제가 집중되지 않고, 이상한 데로 문제가 흘러가는 것에 큰 유감을 표시한다"라고도 했다.

기 의원은 재차 신상발언을 통해 "최고 존엄이란 얘기를 대한민국 땅에서 절대 써서는 안 되다는 편협한 세계관으로 어떻게 의원을 할 수 있겠나"라고 쏘아붙였고, 조 의원도 "우리 국회의원이 해서 되는 발언의 선이 있고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기 의원은 신상발언 시간제한이 끝난 뒤에도 "전후 맥락이 다른데 앞뒤를 다 잘라버리면서 마치 기동민을 김정은의 '꼬붕'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은 오전 회의 정회 후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특정 표현을 근거로 누군가에게 종북 프레임을 씌운다면 이는 상식과 합리의 선을 넘는 것"이라며 조 의원을 겨냥해 "'나는 사실 보수'라고 주장하기 위해 누군가에 대해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선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설전에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하면서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박범계 의원은 신상발언 신청을 하면서 "조정훈 의원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정의롭지 않다는 걸 내가 국민들한테 알리기 위해서, 동료 의원의 표현을 입맛대로 해석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도 "신상발언을 하겠다는데"라며 거들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밖에 가서 기자회견 하세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박범계 의원님은 밖에 나가서 성명으로 하시라"라며 박 의원의 신상발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개의 후 43분 만에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법사위는 정회 후 40여분 지난 오전 11시 43분 감사를 속개해 질의를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