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신라젠 재기 여부 판단 어려우면 '이것'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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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신장암 대상 펙사벡 임상 3상 하려면 자금 조달 불가피”
“소액주주에까지 손 벌리면 조심해야” “신라젠 주식의 매매거래 재개 직후 급등락 현상이 진정된 뒤 투자자들은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려 할 겁니다. 의약 전문가가 아니라면 공개된 정보만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추후 자금 조달 방식이 어떤지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요.”
약 2년 5개월만에 주식 매매가 재개된 신라젠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묻자 중견 바이오기업 IR 담당 임원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핵심은 자금을 조달할 때 소액주주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는지 여부다. A씨는 “신장암 펙사벡의 임상 3상 비용을 최대주주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모두 조달하면 임상 2상의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 일반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까지 이뤄진다면 조심해야 할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신라젠이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펙사벡의 신장암 대상 임상 3상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임상 3상에 진입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가 최대주주나 기관투자자의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판단을 컨닝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현재 신라젠은 리제네론과 함께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세미플리맙)과 펙사벡의 병용요법이 신장암을 치료하는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임상시험이 종료하고, 내년에 통계 작업 등을 거쳐 임상 결과를 도출한 뒤, 빠르면 2024년께 임상 3상 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 3상은 피험자 규모가 크기에 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한 건의 임상 3상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이 이야기되기도 한다.
신라젠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재무제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877억원이다. 기타유동금융자산에 포함된 현금을 합치면 900억원을 웃돌 수 있지만, 지난달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항암 신약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하면서 계약금으로 약 200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기준으로 쓸 수 있는 돈은 800억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신라젠이 임상 3상을 치르기 위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우선 펙사벡과 새로운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의 기술이전 우선협상권을 가진 리제네론에 개발·상업화 권리 매각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임상 3상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대규모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다. 최대주주와 관계회사, 이들이 유치한 외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두 확보하는 시나리오가 두 번째이며, 마지막이 소액주주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는 일반주주배정 유상증자다.
현재 계획 상으론 임상 3상을 위한 준비가 가시화되려면 내년 말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A씨는 신라젠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야 할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신장암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리브타요 병용 임상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데, 최근 환율이 치솟아 원화 기준으로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라젠은 신장암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임상 2상을 진행하면서 연간 100억~200억원을 지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임상시험은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한 BAL0891의 임상 1상에도 연간 100억원 수준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신라젠이 과거 위상 되찾을 가능성 있다고?(Feat. A씨)
▶기자: 그래서 신라젠 주가가 어떻게 될 것 같다는 거야?
▶A씨: 펙사벡·리브타요 병용 임상이 2상 결과에 달렸어. 만약 리제네론이 임상 3상을 하자고 할 만큼 2상 데이터가 좋으면 과거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기자: 국내 바이오주 투자자들이 임상 3상에서 당했던 게 한두번도 아니고, 또 그 당사자 중 하나였던 신라젠 주식에서 또 급등세가 나타날까?
▶A씨: 신장암 대상이기 때문이야. 리브타요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 면역관문억제제들을 병용하는 신장암 치료 요법의 객관적반응률(ORR·항암효과가 나타나는 비율)이 50%에 육박해.
▶기자: 상당히 높은 수준이네.
▶A씨: 그러니까 리제네론이 적극적으로 3상에 진입하자고 할 만한 데이터가 나온다면 대형 호재라는 거야. 후발주자인 펙사벡·리브타요가 시장성을 확보하려면, 기존 병용요법과 비슷한 수준으론 안 되거든. 기존 요법보다 월등해야 해. ORR 50% 수준보다 월등한 데이터라면 시장이 다시 한 번 흥분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 내부적으로 양사가 기대하는 목표 ORR의 최소치는 정해놨을 거야.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블라인드 인터뷰
“신장암 대상 펙사벡 임상 3상 하려면 자금 조달 불가피”
“소액주주에까지 손 벌리면 조심해야” “신라젠 주식의 매매거래 재개 직후 급등락 현상이 진정된 뒤 투자자들은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려 할 겁니다. 의약 전문가가 아니라면 공개된 정보만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추후 자금 조달 방식이 어떤지 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요.”
약 2년 5개월만에 주식 매매가 재개된 신라젠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묻자 중견 바이오기업 IR 담당 임원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핵심은 자금을 조달할 때 소액주주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는지 여부다. A씨는 “신장암 펙사벡의 임상 3상 비용을 최대주주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모두 조달하면 임상 2상의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 일반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까지 이뤄진다면 조심해야 할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신라젠이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펙사벡의 신장암 대상 임상 3상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임상 3상에 진입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가 최대주주나 기관투자자의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판단을 컨닝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현재 신라젠은 리제네론과 함께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세미플리맙)과 펙사벡의 병용요법이 신장암을 치료하는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임상시험이 종료하고, 내년에 통계 작업 등을 거쳐 임상 결과를 도출한 뒤, 빠르면 2024년께 임상 3상 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 3상은 피험자 규모가 크기에 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한 건의 임상 3상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이 이야기되기도 한다.
신라젠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재무제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877억원이다. 기타유동금융자산에 포함된 현금을 합치면 900억원을 웃돌 수 있지만, 지난달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항암 신약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하면서 계약금으로 약 200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기준으로 쓸 수 있는 돈은 800억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신라젠이 임상 3상을 치르기 위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우선 펙사벡과 새로운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의 기술이전 우선협상권을 가진 리제네론에 개발·상업화 권리 매각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임상 3상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대규모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다. 최대주주와 관계회사, 이들이 유치한 외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두 확보하는 시나리오가 두 번째이며, 마지막이 소액주주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는 일반주주배정 유상증자다.
현재 계획 상으론 임상 3상을 위한 준비가 가시화되려면 내년 말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A씨는 신라젠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야 할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신장암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리브타요 병용 임상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데, 최근 환율이 치솟아 원화 기준으로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라젠은 신장암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임상 2상을 진행하면서 연간 100억~200억원을 지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임상시험은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한 BAL0891의 임상 1상에도 연간 100억원 수준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신라젠이 과거 위상 되찾을 가능성 있다고?(Feat. A씨)
▶기자: 그래서 신라젠 주가가 어떻게 될 것 같다는 거야?
▶A씨: 펙사벡·리브타요 병용 임상이 2상 결과에 달렸어. 만약 리제네론이 임상 3상을 하자고 할 만큼 2상 데이터가 좋으면 과거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기자: 국내 바이오주 투자자들이 임상 3상에서 당했던 게 한두번도 아니고, 또 그 당사자 중 하나였던 신라젠 주식에서 또 급등세가 나타날까?
▶A씨: 신장암 대상이기 때문이야. 리브타요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 면역관문억제제들을 병용하는 신장암 치료 요법의 객관적반응률(ORR·항암효과가 나타나는 비율)이 50%에 육박해.
▶기자: 상당히 높은 수준이네.
▶A씨: 그러니까 리제네론이 적극적으로 3상에 진입하자고 할 만한 데이터가 나온다면 대형 호재라는 거야. 후발주자인 펙사벡·리브타요가 시장성을 확보하려면, 기존 병용요법과 비슷한 수준으론 안 되거든. 기존 요법보다 월등해야 해. ORR 50% 수준보다 월등한 데이터라면 시장이 다시 한 번 흥분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 내부적으로 양사가 기대하는 목표 ORR의 최소치는 정해놨을 거야.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